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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을 기착지로 한 종점투어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하양읍 대조리에 자리한 한국삽살개보존협회. 경일대에서 맞은편 경산방면 소로를 따라 들면 경산시민운동장이 나오고 그 옆의 한국삽살개보존협회에서는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된 삽살개 50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퍼내는 도구인 ‘삽’과 액운을 뜻하는 ‘살(煞)’의 합성어인 삽살개는 예부터 ‘액운을 쫓는 개’로 알려졌다. 눈을 가릴 정도로 긴 털을 자랑하는 삽살개는 달빛에 비치면 푸른 털빛을 내는 청삽살개부터 황삽살개, 백삽살개, 얼룩무늬가 있는 바둑이삽살개, 초콜릿 색 털의 삽살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털색을 지니고 있다. 협회의 한국일 소장에 따르면 이곳 삽살개들은 순수혈통보존을 위해 DNA검사를 통한 전자칩을 이식하며 분양에도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아파트와 같은 좁은 공간은 안 되며, 영리목적의 분양을 금하고 교배규칙을 따른다는 서약이 있고 나서야 개인분양(문의:053-953-0370)이 가능하다. 흔히들 삽살개는 작은 개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보면 중·대형이 많다. 온순하고 영리한 삽살개는 이곳에서 기본적인 복종훈련부터 장애물 통과와 같은 어려운 훈련과정을 이수하면서 토종명견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또 훈련을 마친 삽살개 중엔 드라마 ‘이산’과 ‘에어시티’에 출연했거나 현재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조승우, 수애 주연)’에 출연하고 있는 녀석들도 있다. 이어 하양읍 소재지를 지나 와촌과 청통방면 가는 길. 금락교를 중심으로 개천의 양쪽에 열리는 하양5일장(4,9일장)터에는 기름집에서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풍기는 가운데 몇몇 좌판행상이 눈길을 끈다. 읍 중심에서 5분가량 벗어나자 시골전원 풍경이 물씬 묻어난다. 두 얼굴의 하양읍내를 만나는 순간이다. 하양5일장은 규모가 상당히 크다. 지금은 주차장이 된 넓은 공터는 옛날 우시장으로 명성을 날렸다. 금락교를 지나 바로 왼편에 있는 낮은 처마의 중남식당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30가지가 넘는 반찬이 나오는 정식메뉴가 유명한 곳. 이른 새벽 소를 팔고 샀던 사람들이 허기진 배를 채워준 그 주인아주머니가 점심 식사 준비로 나물을 다듬고 있다. “아지매, 이곳에서 몇 년간 장사했능교?” “한 40년 됐을랑가.” 품성 좋게 생긴 아주머니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중남식당을 못 미쳐 개울을 따라 왼쪽으로 접어들면 하양읍 사기리의 천년고찰 환성사 가는 길이다. 금락교에서 환성사까지 거리는 약 6km. 절 앞. 4개의 굵다란 8각돌기둥 위에 최근에 불사한 듯한 단청이 곱게 칠해져 있다. 그 사이로 단풍이 물들어가는 환성산 자락과 고즈넉한 절 풍경이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를 닮아 있다. 환성사는 신라와 고려 때만 해도 사부대중이 들끓은 대형사찰이었으나 조선 초 이를 귀찮게 여긴 주지승이 객승의 말을 듣고 절 앞 연못을 메워버리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연못을 메울 때 금송아지가 슬피 울며 동화사 쪽을 날아가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다 메우고 나선 화재가 나 모든 건물이 소실되고 지금은 대웅전과 수월관만 남아 있다. 하지만 절은 둘러싼 주변 산의 단풍물결이 곱게 내려앉으면서 천년고찰을 다소곳이 감싸 도는 가을풍광만은 옛 영광을 대변하고 있다. 일주문을 통과하자 수월관 앞엔 수령이 오래된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로의 가지를 부둥켜안고 있다. 노랗게 물든 잎들이 가을의 빛깔을 아주 인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 옆엔 날아간 금송아지가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성된 용연(龍淵) 수면 위로 또 다른 단풍물결이 일렁거리자 만추의 정취가 성큼 다가온다. 이미 허물어진 담장사이로 잡초가 우거져 승(僧)과 속(俗)의 경계는 모호해져 있지만 절 마당을 비추고 있는 햇살은 따사롭다. 환성사에서 돌아 내려와 이번엔 대구와 하양을 잇던 옛길을 찾았다. 하양읍 대곡1,2리가 자리한 이 길은 대구 동구 도동과 평강동으로 이어진다. 하양 5일장이 서던 날이면 사람들은 이 길을 따라 장을 보러 다녔다. 지금은 골재채취 차량들과 환성산을 오르려는 등산객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그래도 아직 전통적인 고갯길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한참을 걸어 본 흙길은 산들바람에 이는 한줌 먼지도 매케하기보다는 구수한 땀 냄새가 배어난다. 그 옛날 이 길을 걷던 그 사람들처럼 말이다. |
출처 : 늙은 빈수레
글쓴이 : 노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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