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산행코스] 호서의 산 신선봉
- ( 967m·충북 괴산 )
선경에 들어 바위 타고 노니는 암봉산행
-
국어사전에는 신선을 ‘선도를 닦아서 신통력을 가진 사람’이라 풀이하고 있다. 우리가 상상하는 신선은 이보다 훨씬 신비롭고 좋으며 신통력을 가진 최상의 존재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신선을 무척 동경했다. 신선은 머리와 수염이 하얗고 깨끗하며, 하얀 옷을 입고 긴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근심 걱정이 없고 죽지 않으며, 가장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산다.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고, 호랑이와 구름을 타고 다닌다고 생각한다.
- ▲ 신선봉에서 조망한 월악산과 북바위산.
- 아름다운 경관을 선경(신선이 사는 아름다운 경관), 선유동(신선이 노니는 곳)이라 하고, 근심 걱정 없이 넉넉하고 깨끗하게 살면 신선 같다고 한다.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경치 좋은 곳에 신선 선(仙)자를 즐겨 붙였고, 신선봉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봉우리가 꽤 있다.
괴산 연풍에는 옛 문경새재 길을 가운데 두고 양편에 신선봉이 하나씩 있다. 연풍면 원풍리 새재길은 신선봉 산자락을 지나고 있다. 또 이 봉 줄기 동쪽 끝의 마패봉(마역봉)에서 새재 건너 깃대봉~조령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줄기에 신선암봉이 있는 것이다.
여기 신선봉도 참으로 아름답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기암괴봉에 서서 그 아름다운 경관 속에 들면 곧 신선이 나타날 것 같고, 나도 신선이 된 듯 황홀해진다. 신선봉에서 동쪽 마패봉쪽으로 이어지는 등성이가 바위로 되어있고, 서쪽 뾰족봉으로 이어지는 등성이는 더 아름다운 바위등성이다. 거기에 소나무가 어우러져 있고 쉬며 조망하기에도 좋은 너럭바위들도 많다.
줄을 잡고 올라가야 할 곳도 있고 칼날 같은 날카로운 바위등성이를 건너기도 한다. 물론 이 바위등성이 양편은 까마득한 낭떠러지다. 이 줄기에 촛대봉(서봉) 병풍바위 할미바위 할미봉 뾰족봉 전망대 등 명소들이 자리 잡고 있다. 병풍바위 위를 지나는 멋이 좋다. 굵은 소나무 가지가 드리운 벼랑 위 반석이 그림처럼 아름답고 조망이 좋아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 많다. 소나무 가지에 걸터앉기도 하고 반석에 서서 조망을 감탄하기도 하며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밖에도 조망대라는 대암사면도 장쾌하다.
그래서 신선봉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마패봉에서 뾰족봉까지의 바위등성이는 조망과 산행의 멋이 있고 신선의 맛을 느끼게 하는 산길이다. 신선봉 고스락에서 건너다보는 월악산 조망은 바로 아름다운 그림이다.
- ▲ 1 신선봉 고스락. 2 바위꼭대기에 올라 즐거워하고 있다. 3 할미바위.
- 새재 제3관문에서 괴산쪽 골짜기 옛길을 걸어본 일이 있었다. 수천 년 동안 지나다닌 사람들의 발길로 길 가운데에 있는 큰 바위들의 바닥이 반들반들하게 움푹 패인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새재는 영남과 서울을 비롯한 기호지방을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였다. 새재 외에도 백두대간을 넘어 영남과 기호지방을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는 소백산의 죽령, 월악산의 계립령(현 하늘재)에 새재와 추풍령이 있다.
그러나 죽령은 미끄러지기 쉬운 대나무를 뜻하고, 추풍령은 추풍낙엽을 연상해서 과거를 보러 가는 서생들이 외면했다. 또 계립령은 좀 돌아가는 길이어서 새재 길이 많이 이용되었다. ‘문경(聞慶)’이라는 고을 이름도 새재를 넘어오는 과거 급제의 경(慶)사스런 소식을 가장 먼저 듣는다(聞)는 뜻으로 지어진 것이다.
이 새재길은 신선봉 기슭을 지난다.‘새재’라는 이름은 한자의 ‘조도(鳥道)’를 말하는 것으로 ‘나는 새도 넘기 어려운 산길’이라는 뜻이다. 임진왜란 때 왜군을 막으려 나섰던 신립 장군이 험하기로 이름난 여기 새재를 내주고 충주의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고 싸우다 대패한 아픈 역사도 가지고 있는 고갯길이다.
새재 고갯마루에는 제3관문과 성이 있다. 또 자연휴양림이 있으며 이화여대 수련관이 있다. 산행기점으로 많이 이용되는 주차장 아래 골짜기에는 유명한 수옥폭포와 수옥정이 있으며, 근처 3번 국도변에 마애불좌상(보물 제97호)도 있다. 신선봉에서 조금 떨어진 지릅재 너머에 보물도 몇 점이 있는 미륵사터가 있고, 온천욕을 할 수 있는 수안보온천도 있다.
-
마패봉~신선봉~뾰족봉 종주산행
신선봉 줄기의 동쪽 끝에 있는 마패봉은 암행어사로 유명한 박문수 어사가 나무에 마패를 걸어놓은 일이 있었다 해서 그렇게 부른다. 신선봉 산행은 신선봉 동서에 자리 잡고 있는 마패봉과 뾰족봉을 잇는 경우가 많고, 마패봉에 먼저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 ▲ 1 거대한 병풍바위 일부.병풍암 위로 길이 있다. 2 병풍바위 위에서 본 신선봉. 3 산행종점 레포츠공원에서 본 신선봉 줄기.
- 대전에서 출발한 참사랑산악회(회장 한선희) 회원 40여 명은 예정대로 먼저 마패봉에 올랐다. 마패봉으로 오르는 길은 제3관문과 597번 지방도(수안보와 지릅재 너머 송계계곡을 잇는 길)의 지릅재에서 시작되는 두 길이 있다. 지릅재에서 시작되는 길은 산불 예방을 위하여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마패봉에는 표석이 있다. 927m 높이인 마패봉에서도 조령산 희양산 주흘산 부봉 신선암봉 월악산 북바위산이 조망된다. 마패봉에서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등성이길은 양편이 낭떠러지인 기암괴봉의 연속이다. 긴 밧줄에 매달려 오르는 등 어려운 곳도 많지만, 경관이 좋고 조망이 좋아서 사람들은 그저 즐겁기만 하다. 조망이 좋고 쉬기에 좋은 벼랑 위의 너럭바위도 많다.
마패봉을 떠나 40분쯤에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또 30분 더 가면 신선봉 고스락에 이른다. 고스락은 바위로 되어 있고 길쭉한 바위면은 10여 명이 설 수 있을 정도로 그리 넓지 않고 양면은 벼랑이다. 산불감시소도 있다. 여기서 특히 월악산의 조망이 좋아서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우리는 고스락 바로 아래 숲에서 점심을 먹었다. 고스락에서 촛대봉쪽으로 내려가는 길도 온통 바윗길이며 기암괴봉의 연속이다. 촛대봉 아래 잘록이는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두 번째 갈림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 신선봉 바로 이웃에 있는 촛대봉(서봉)에서 병풍바위쪽으로 내려서는 곳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밧줄을 타고 발 디딜 곳 없는 까마득한 바위벼랑을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를 내려서면 거대한 병풍바위 위를 지나게 된다. 현장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산행기점이 되는 레포츠공원에서 보면 병풍바위의 장관이 잘 올려다 보인다. 마치 폭 수십m의 폭포가 걸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할미처럼 쭈굴쭈굴한 얼굴의 할미바위를 지나면 병풍바위가 끝나고, 거기서 조금 올라서면 널찍한 더기가 나선다. 이곳도 벼랑 위여서 조망이 좋다. 한가운데 묘 한 자리가 있다. 이 더기에서 내려서면 잘록이가 있고, 잘록이를 지나 오르면 촛대바위처럼 우뚝 선 멋진 뾰족봉이 있다.
뾰족봉부터 편안한 참나무숲 속의 흙길이 시작되고, 이어 하얗게 드러난 넓은 바위비탈이 나타난다. 그 아래에 간벌로 소나무만 남은 숲이 있고, 묘지를 지나면 잣나무숲이 이어지다 두충나무 밭이 나선다.
골짜기를 벗어나면 산길 들머리에 이어 레포츠공원이 있다. 산행은 여기서 마감된다. -
산행길잡이(마패봉 포함)
괴산(연풍면 원풍리)쪽 새재길에서 신선봉 줄기로 오르는 길은 크게 네 갈래다.
○제3관문~마패봉길 주차장~휴양림 매표소~제3관문~마패봉~휴양림 삼거리~신선봉 <약 2시간30분 소요>
○휴양림~마패봉 삼거리길 주차장~휴양림 매표소~치마바위~폭포~마패봉 삼거리~신선봉 <약 1시간30분 소요>
○휴양림 너덜지대길 주차장~휴양림 매표소~샘~너덜지대~촛대봉 삼거리(잘록이)~신선봉 <약 1시간10분 소요>
○레포츠공원~뾰족봉길 레포츠공원~전망대~뾰족봉~할미바위~촛대봉(서봉)~너덜길 삼거리~신선봉 < 약 3시간20분 소요>
기타 지릅재(597번 지방도 수안보~송계계곡)에서 마패봉으로 오르는 길(약 2시간10분 소요)도 있으나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마패봉~뾰족봉을 잇는 총 산행시간은 약 4시간30분 내외가 된다.
교통
수안보(충주시 수안보면)또는 연풍(괴산군 연풍면)을 거쳐야 한다.
드라이브코스 수안보~연풍을 잇는 3번 국도를 이용, 수안보든 연풍이든 상대쪽으로 가다 소조령터널에 들어서기 전 작은 길로 들어서야 한다. 소조령에서 제3관문으로 오르는 길에 산행기점 종점이 되는 새재(고사리마을)주차장이 있다.
수안보~연풍 사이를 직행버스가 하루 30여 회 운행. 이 직행버스를 타고가다 소조령에서 내려 고사리마을 주차장까지 15분 정도 걸어 들어가야 한다. 수안보는 충주에서, 연풍은 괴산 또는 문경에서 가는 버스편이 많다. -
-
/ 글·사진 김홍주 소산산행문화연구소 소장
'여행.등산 참고자료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영남의 산 동대봉산~ 함월산 (0) | 2017.11.20 |
---|---|
[스크랩] 상주 우복동천 코스 (0) | 2017.11.20 |
[스크랩] 영남의 산 정병산~비음산 (0) | 2017.11.20 |
[스크랩] 호서의 산 백월산 (0) | 2017.11.20 |
[스크랩] 영남의 산 영암산~선석산(1) (0) | 2017.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