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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제주도 서쪽, 지질박물관 '비양도', 제주도 동쪽, 우도 속 '비양도'

최두호 2018. 10. 2. 16:56

[흥] 제주도 서쪽, 지질박물관 '비양도', 제주도 동쪽, 우도 속 '비양도'

 

같은 이름, 다른 두 섬

호니토는 용암류 내부의 가스가 분출해 만들어진 작은 화산체로, 보통 내부가 빈 굴뚝 모양을 이룬다. 비양도에 분포하는 40여 개 호니토 중 유일하게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애기 업은 돌' 호니토. 호니토는 용암류 내부의 가스가 분출해 만들어진 작은 화산체로, 보통 내부가 빈 굴뚝 모양을 이룬다. 비양도에 분포하는 40여 개 호니토 중 유일하게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애기 업은 돌' 호니토.
해녀가 많은 우도에서는 해변 곳곳에서 해녀상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하고수동 해수욕장에서는 세계최대의 해녀상과 더불어 인어상 등 다양한 조형물이 들어서 있다.해녀가 많은 우도에서는 해변 곳곳에서 해녀상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하고수동 해수욕장에서는 세계최대의 해녀상과 더불어 인어상 등 다양한 조형물이 들어서 있다.
우도와 연결돼 걸어갈 수 있는 작디작은 꼬마섬 '비양도'는 캠핑과 일출 명소로 최근 SNS를 통해 핫한 인기를 얻고 있다.우도와 연결돼 걸어갈 수 있는 작디작은 꼬마섬 '비양도'는 캠핑과 일출 명소로 최근 SNS를 통해 핫한 인기를 얻고 있다.
비양도 둘레길을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화산석 사이에 자라고 있는 백년초(손바닥 선인장).비양도 둘레길을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화산석 사이에 자라고 있는 백년초(손바닥 선인장).

"그 섬에 가도 섬이 그립다." 섬은 육지와는 동떨어진 고립된 공간이다. 그렇다 보니 주로 외로움과 고독으로 점철된 이미지를 가졌다. 하지만 제주도의 경우는 예외다. 서울의 3배(1천845㎢)에 달하는 넓은 면적에, 관광지로 오랜 명성을 떨친 곳이다 보니 '섬'이라는 느낌보다는 이국적 색채가 강한 휴양지 같은 이미지를 가진 곳이 제주다.

그래서 최근 제주도를 찾는 많은 이들은 섬에 가서도 다시 '섬'을 찾는다. 도시의 번잡함을 피해 오롯이 나만에 집중하는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싶어 하는 이들이 '섬 속의 섬'을 찾아드는 것이다. 섬에 가서도 섬을 그리워하며 또다시 뱃길에 오르게 되는 이유다. 제주도에는 '비양도'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섬이 두 곳 있다. 그것도 제주 동쪽에 하나 서쪽에 하나, 정반대에 위치해 있다. 동명이도인 '비양도'를 찾아 떠나보자.

◇화산 분출로 생성된 제주 축소판, 고현정 주연 드라마 봄날 촬영지 천천히 걸어도 둘레길 1시간 충분

제주 서쪽,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에메랄드빛 푸른 바다가 펼쳐진 협재해수욕장. 이곳에서는 눈앞에 작은 섬이 하나 덩그러니 떠 있다. 바로 '비양도'다. 직선거리로는 3㎞ 남짓 떨어져 있어 수영 좀 한다 하는 이들은 헤엄쳐서도 닿을 수 있을 것 같이 가까워 보이지만, 한림항에서 배를 타고 가다 보면 그리 만만한 거리는 아니다. 배를 타고 15분쯤 가야 한다.

한림항 비양도 도항선 승선장에서는 매일 오전 9시와 낮 12시, 오후 2시와 4시 4차례에 걸쳐 배를 운항한다. 돌아오는 배는 이 시간에다 15분을 더하면 된다. '비양도'가 처음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2005년. 고현정조인성 주연의 드라마 '봄날' 촬영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쩌다 어른'의 강사로 초청됐던 탐험가 문경수 씨의 언급으로 더 주목받는 여행지가 됐다. 문 씨는 '거대한 지질박물관'으로 불리는 신비한 스토리를 가진 비양도 이야기를 일반 시청자들도 알기 쉽게 해설해줬다.

화산 분출로 만들어진 '비양도'의 모양을 자세히 살펴보면 제주도의 축소판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수 있다. 용암해안, 화산탄, 용암굴뚝, 분석구까지 그대로 닮아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 1002년 6월 제주 바다에서 산이 솟아 산꼭대기 4개의 구멍에서 5일간 붉은 물이 흘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비양도를 일컬어 '천년섬'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지질학자들이 추정하는 비양도의 나이는 3만 살 내외라고 한다.

'비양도'(飛揚島)라는 명칭에서 알수 있듯, 이곳에는 어느날 갑자기 산이 날아와 섬이 됐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서쪽 바다에서 우레 같은 소리를 내며 날아오던 산이 한림 앞바다에서 멈췄다는 것이다.

비양도는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섬 둘레길을 다 걸어볼 수 있고, 등대가 있는 정상까지는 왕복 40분 남짓이면 가능하다. 이곳에서 식사까지 즐겨도 넉넉잡아 3시간 정도면 모두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섬이다. 아기 업은 바위, 코끼리 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마치 야외 미술전시장 같은 느낌을 준다. 한적한 용암 해변을 걸으며 해풍에 묻어 오는 봄내음을 만끽하는 여유로운 힐링을 즐기기에 적당한 곳이다. 골목골목 자리 잡은 아기자기한 식당과 카페도 볼거리다. 보말죽과 보말칼국수가 별미다.

둘레길을 걸을 때는 항구에서 출발해 오른쪽 비양분교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걷다 보면 용암해변과 햇살 반짝이는 바닷물 위로 멀리 신창 바다에 세워진 풍력발전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우도와 연결 도보 가능한 꼬마섬, 너른 백사장 하고수동해수욕장 옆 사진작가 일출 명소로 명성 떨쳐

소가 드러누운 형상을 닮았다 해서 '우도'(牛島)라 이름 붙은 곳. 소섬 혹은 쉐섬(제주 방언)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제주에 딸린 부속 도서 중 가장 큰 섬(6천12㎢)이다. 워낙 관광 명소로 이름난 이곳은 잦은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렌터카 입도를 금지했다. 우도 거주민 아닌 관광객은 도항선에 차를 실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예전보다 조금 불편함은 있지만, 대신 전기바이크와 전기자전거, 미니 전기차 등을 대여해 섬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이색적인 묘미가 생겨났다. 혼자, 둘이, 가족끼리 인원수에 맞춰 적절한 교통수단을 선택하면 된다. 스쿠터나 자전거 타입이라 바이크를 운전해 본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손쉽게 다룰 수 있고,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보니 우도의 생태계 보전에 일조한다는 즐거움도 있다. 다만, 섬 일주도로 폭이 좁다 보니 섬을 투어하는 관광버스나 차량 등에 주의하며 운행해야 한다.

우도로 들어가는 배는 제주도 성산항에서 탈 수 있다. 동천진동항, 하우목동항 두 곳의 목적지까지 하루 11회 운항한다. 둘레길은 모두 17㎞에 달하는데 우도봉과 그 절벽 아래 옴팍하게 자리 잡은 검멀레해변, 홍조단괴해변, 하고수동해변 등이 유명하다. 우도를 한눈에 바라보고 싶다면 우도봉에 올라 절경을 즐겨도 좋다. 산호해변으로도 불렸던 '홍고단괴해변'은 백사장을 이룬 하얀 알갱이가 산호가 아닌 홍조류가 딱딱하게 굳어 알갱이처럼 부서지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홍조단괴해변이라고 불린다. 홍조류로 이뤄진 백사장은 세계에서도 드문 곳이다. 땅콩 아이스크림과 막걸리, 땅콩칼국수 등 우도의 명물 먹거리를 즐기는 것은 필수다.

또 너른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초록색 바다로 유명한 하고수동해수욕장 옆 '비양도'는 최근 가장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제주 여행지 중 하나다. 한림 비양도와 같이 '날아온 섬'이라는 뜻의 비양도로, 우도와 연결돼 걸어갈 수 있는 작디작은 꼬마 섬이다. 이곳은 밀물 썰물에 따라 길이 잠길 때도 있어 때로는 바지를 둥둥 걷고 물길을 걸어 나와야 하는 경우도 생기지만, 이 또한 하나의 재미다. 특히 여름에는 너른 초원 위에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 형형색색 텐트로 가득 차는 곳이다.

사진작가들에게는 일출 명소로도 유명한데, 우리나라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캠핑으로 밤을 난 뒤 바라보는 아침해는 이보다 더 낭만적일 수 없다. 비양도는 아주 작은 섬이지만 왜구의 침입을 교신하기 위해 만들었던 봉화대, 주민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해산당 등의 유적지도 있어 둘러보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