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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군 가산면과 동명면 경계를 이루는 가산(架山·901.6m)은 대구의 진산인 팔공산(八公山·1,192.9m)과 맥락을 같이하는 산이다.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산릉이 약 5km 거리인 파계재에서 잠시 가라앉는다. 이어 다시 산세를 높여 약 1.8km 더 나아가 한티재에서 숨을 고른 다음, 약 5km 거리에 이르러 빚어 놓은 산이 가산이다.
팔공산 도립공원 가산산성지구에 속해 있는 이 산은 그동안 팔공산 그늘에 가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구 시민들에게는 매우 인기있는 근교산행 코스다. 대구 시내에서 산으로 가는 길과 거리도 팔공산 들목으로 가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 산자락에는 가산산성(사적 제216호), 도선국사가 지기를 눌렀다는 가산바위, 할아버지·할머니바위, 기성리 삼층석탑(보물 제510호), 한티재 활공장 등 볼거리가 많다.
산행은 동명면 기성리(기성동)에서 시작한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기성동에서 약 1.3km 더 올라간 해원정사(解圓精舍) 주차장에서 시작하면 된다. 주차장에서 임도를 따라 약 100m 들어서면 ‘동문 2.1km, 치키봉 2.7km’ 안내판 삼거리가 나온다. 안내판 방향대로 북쪽 벚나무 아래로 직진하면 동문으로 오르게 되고,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치키봉으로 오르게 된다.
취향에 따라 코스를 택하면 되는데, 동문 직등 코스는 거리가 짧은 반면 다소 가파르고, 치키봉 방면은 거리가 길지만 경사가 완만하다. 그래서 가족단위나 어린이 또는 노약자들을 동반한 경우 대부분 치키봉 방면의 완만한 오솔길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이 오솔길은 해원정사에서 동문까지 이어지는 임도인데, 세월이 흐르면서 등산로를 겸한 오솔길로 변했다.
삼거리에서 치키봉 방면 대나무숲 오솔길을 따라 20분 올라가면 초가지붕 정자와 샘터가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식수는 이곳에서 준비한다. 정자에서 왼쪽으로 굽돌아 이어지는 길은 동문으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 정자 앞을 지나는 길은 치키봉으로 가는 길이다.
치키봉쪽 길로 들어 25분 올라가면 허물어진 성곽이 있는 지능선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북쪽 성곽길을 따라 10분 올라가면 가산 남동릉 상의 치키봉에 닿는다. 이 남동릉은 3.2km 거리인 한티재를 지나 팔공산으로 이어진다.
치키봉에서 정상 방면 남동릉을 타고 15분 가면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에서 숲 능선길로 3~4분 거리에 이르면 전망 좋은 휴식장소로 이용되는 너럭바위에 닿는다. 30m 절벽을 이룬 너럭바위에서는 서쪽으로 남릉이 마주보이고, 남쪽으로는 해원정사가 있는 진남문 방면 계곡이 조망된다. 올라온 방면인 치키봉 능선 너머 멀리로 팔공산 정상도 시야에 들어온다.
너럭바위를 뒤로하고 40m 거리에 이르면 할아버지바위와 할머니바위가 나타난다. 근엄한 자태인 오른쪽 할아버지바위와 왼쪽 할머니바위 사이로 난 길로 들어가 할아버지바위 서쪽으로 올라서면 할아버지바위 중단부 바위턱으로 올라갈 수 있다. 바위턱에 오르면 지나온 너럭바위에서와 거의 같은 조망을 즐기게 된다.
할아버지바위를 뒤로하면서 능선이 가팔라진다. 할아버지바위나 할머니바위처럼 입석 형태 기암들이 서너 곳 나타나는 능선을 타고 20분 올라가면 동문 방면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8~9분 거리인 또다른 삼거리를 지나 13분 더 올라가면 가산 정상이다. 정상비석과 삼각점이 있지만, 사방이 잡목으로 에워싸여 조망이 시원치 않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그냥 지나쳐 간다.
하산은 가산바위로 잡는 것이 정석이다. 서쪽 길로 약 40m 내려서면 나오는 헬기장에서 4~5분 가면 동문으로부터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서쪽 숲길로 3~4분 가면 오른쪽 아래로 연못 두 개가 보인다. 옛날 가산산성 내 식수원이다.
연못이 보이는 곳을 지나 2~3분 가면 중문(中門)이 나타난다. 중문을 빠져나가 약 10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으로 가산바위 벼랑에 걸친 높이 8m 철사다리에 닿는다. 사다리를 올라서면 200평 정도 되는 널찍한 너럭바위를 이룬 가산바위 꼭대기를 밟는다.
가산 산행은 실은 이 가산바위 꼭대기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남쪽과 서쪽 아래로 20m 넘는 수직절벽인 가산바위는 바로 산이름을 낳은 바위다. 거대한 수석을 보는 듯한 이 바위에는 신라 고승 도선국사(827-898)가 전국의 산을 다니던 중 이곳에 들렀다가 이 산의 지기를 잡기 위해 너럭바위 가운데에 쇠로 만든 말과 소의 형상을 수직굴 속에 집어넣어 지기를 눌렀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말과 소의 철조물을 집어넣었다는, 칼로 자른 듯한 수직굴도 볼거리다.
가산바위에서 휘둘러보는 조망도 일품이다. 남쪽으로는 동명면 소재지 너머로 대구시가 조망된다. 대구시 너머 멀리 비슬산, 청룡산, 주암산도 보인다. 남서쪽으로는 물비늘을 반짝이는 낙동강이 보인다. 서쪽으로는 중부고속도로가 실낱처럼 내려다보인다. 고속도로 건너로 황학산과 백운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북서쪽으로는 다부동 분지와 유학산이 시야에 와닿는다.
하산은 다시 중문~동문을 경유해 해원정사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산바위를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휘돌아가면 동쪽 절벽 아래 성곽길이 있다. 중문에서 가산바위로 오는 길이 왼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성곽 길은 폭이 좁아 오른쪽 성벽 아래로 추락을 조심해야 한다. 이 성곽 길을 따라 5분 거리에 이르면 북쪽 중문과 연결되는 성곽 위로 올라서게 된다.
성곽을 따라 4~5분 가면 중문에 닿는다. 또는 성곽 위에서 중문으로 가지 않고 오른쪽 숲길로 들어가 약 100m 가면 연못이 보이는 오솔길로 내려서게 된다. 중문을 거치지 않는 지름길이다.
연못이 보이는 오솔길에서 동쪽으로 4분 가면 가산 정상 방면 길이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동문 방면 직진로인 내리막길로 15분 내려서면 동문에 닿는다. 동문 아래에서 오른쪽으로 난 임도를 따라 1시간 가량 내려서면 치키봉 갈림길이 있는 초가지붕 정자 삼거리에 닿는다. 정자 삼거리에서 15분 더 내려서면 해원정사 주차장이다.
동문에서 내리막 임도는 S자로 굽돌기를 십수 차례나 하며 이어진다. 굽돌아 나가는 길 중간마다 아래쪽으로 직진하는 지름길이 나있다. 이 지름길을 이용하면 45분이면 해원정사 주차장으로 내려올 수 있다.
해원정사 주차장을 기점으로 초가지붕 정자 삼거리~치키봉~남동릉~할아버지·할머니바위~정상~서릉 헬기장~중문을 경유해 가산바위에 오른 다음, 중문~동문을 경유해 해원정사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산행거리는 약 9km로, 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해원정사 기점 코스 외에 한티재에서 치키봉을 경유해 정상으로 향하거나, 또는 하산을 치키봉을 거쳐 한티재로 해도 좋다. 가산산성에서 남서쪽 학명리로 하산하는 코스도 있으나 이용자는 많지 않다.
■교통
대구에서 10분 간격(06:00~22:00)으로 운행하는 아양교~비행장 경유 동화사행 104번, 105번 시내버스 이용, 기성동 삼거리에서 하차. 요금 일반 700원, 좌석 1,300원. 대구시내버스운송조합 053-475-2511.
대구 북부정류장에서 수시로 운행하는 동명행 버스를 이용한 다음, 동명 정류소에서 1일 7회(06:40, 08:13, 11:05, 13:03, 16:12, 18:00, 21:34) 운행하는 기성동 가산산성 입구행 버스 이용. 요금 700원. 10분 소요. 기성동에서 동명으로 나가는 버스시각은 06:20, 07:00, 08:20, 11:20, 13:20, 16:00, 16:20, 18:10, 19:10(1일 9회).
대구 시내에서 기성동 해원정사 주차장까지 택시 요금 16,000원 안팎. 35분 소요.
칠곡 시내버스 안내 053-353-1374. 동명 개인택시 011-525-3032(김영복).
■식사
기성동(기성1리) 버스정류소 부근에 있는 원조할매손칼국수(054-975-4716), 신미식당(975-6952), 꿩샤브샤브 전문 다원동산식당(974-9820), 꿩샤브샤브와 유황오리한방백숙 전문 성욱식당(975-0128), 오리숯불구이 전문 대자연식당(975-9288), 한방백숙과 대구찜 전문 청솔매(975-0522) 등 이용.
서민적 분위기인 원조할매손칼국수에서 파는 손칼국수(3,000원), 보리밥·수제비(각 4,000원), 파전·도토리묵(각 5,000원), 닭요리(25,000원), 꿩요리(30,000원) 등이 인기 있다.
■가산산성
내성, 중성, 외성 등 세 겹으로 축조된 가산산성(사적 제216호)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 인조 18년(1640년) 경상도 관찰사 이명웅(李命雄)이 축조한 성이다. 이 때 내성만 축조했다. 내성은 성벽 둘레가 약 4km. 성곽에는 동, 서, 북문과 8개 암문, 포루(砲樓) 4개소, 장대(將臺) 1개소가 있었고, 성안에는 우물과 샘 21개소, 4개 사찰이 있었다.
내성이 완성된 지 60년 후인 숙종 26년(1700년) 당시 관찰사 이세재(李世載)가 외성을 축조했다. 외성은 성벽 길이 약 3km에 문루 1곳, 암문 3곳, 군기고 등으로 이뤄졌다.
이듬해에는 천주사(天柱寺)를 짓고, 이곳에 승창미(僧倉米)를 보관했다. 천주사터에 새로 들어선 절이 지금의 해원정사(解圓精舍)다. 당시 천주사에서는 승려들에게 궁술을 연습시켜 이들로 하여금 성 일부의 수비를 담당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내성과 외성 사이 중성은 영조 17년(1741년) 관찰사 정익하(鄭益河)가 축조했다. 길이 약 460m.
가산산성은 한때 종3품 도호부사(都護府使)를 두어 군위, 의흥, 신녕, 하양 등 네 현을 관장하기도 했던 행정중심 역할도 했다. 6.25 때에는 가산산성을 두고 치열한 교전이 있었다. 50년 8월27일 아군 비행기 폭격에 이어 미군과 국군 포병의 일제 사격에 의해 산성 안에 있던 인민군은 연대병력 중 400여 명만 겨우 탈출했다. 인민군과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벌인 국군도 180명 중대병력 중 장교 1명과 병사 10여 명만 몸이 성했다고 한다. 이것이 한국전쟁 당시의 가산산성전투였다
- [근교산행] 경북 칠곡 가산 901.6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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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늙은 빈수레
글쓴이 : 노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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