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달밤, 팔공산을 걷다
- 50㎞ 4개코스 나눠 진행…“올해는 좀 더 한적하고 조용한 길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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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
걷고 또 걷는다. 랜턴을 켠다. 달빛도 길동무가 돼 준다.
졸졸졸 흐르는 냇물의 음률에 취하고, 한가로운 농촌의 풍경에 추억을 그린다.
한여름·달빛·팔공산·걷기, 이 네가지가 환상의 궁합을 이루는 ‘팔공산 달빛 걷기 대회’가 오는 20일 개최된다.
팔공산 둘레의 230㎞를 11개 구간으로 나눈 ‘에음길’의 일부를 거닐면서 디지털을 벗고
아날로그에 푹 빠져드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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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달빛 걷기는 달밤에 최장 12시간 동안
걷는 이색적인 경기다.
경기지만 다툼이 없다.
시원한 밤공기를 쐬면서 가족·친구들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정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매력이다.
모르는 사람과도 걸으면서 친구가 될 정도로,
코스를 따라 워킹족들은 친근함으로 뭉치게 된다. 특히 8~12시간이 소요되는 울트라 걷기 코스인 50㎞ 참가자는 동행인과의 추억과 완보했을
때의 쾌감과 자신감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선물로 받게 된다.
해를 거듭하면서 걷기 코스도 그만큼 진화돼
새로움을 안겨준다.
2007년 첫 행사를 연 이래 올해 5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올해 전체적으로 좀더 조용하고
한적한 코스를 선보인다.
신태문 대구시동구걷기연합회 사무장은
“참가자들에게 보다 멋진 코스를 선사하기 위해 여러 차례 사전 답사를 거쳤다”며 “논길, 마을길을 걸으면서 반딧불이도 만나고 개구리 소리도 듣는 등
작년보다 좀더 한가로워 걷기에 심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위클리포유는 팔공산 달빛 걷기 대회의 코스에 대해 집중 조명해봤다.
코스 안내 및 특징
매연·소음 없고 안전한 코스
내동마을서 간식 먹은 후 U턴
◇…10㎞ : 봉무공원 입구(이시아폴리스 모델하우스)→파군재삼거리→공산터널길→내동마을입구 U턴→
공산터널길→팔공보성1차→파군재삼거리→봉무동 입구→봉무공원 입구 골인
올해 10㎞ 코스는 매연과 소음을 멀리하고 안전을 가까이하는 데 포커스를 맞춰 짜여졌다.
작년의 경우 내동마을에 도착한 뒤 U턴해 공산터널을 통과해 되돌아가는 코스였는데
터널 안에 매연과 소음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올해는 내동마을입구에서 간식을 먹은 뒤
U턴해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코스로 변경했다.
조금 단조로움이 있기는 하나 조용하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20㎞
명견훈련소 방향 우레탄 깔려
내동마을의 논길 등 다채 ‘강추’
◇…20㎞ : 봉무공원 입구(이시아폴리스 모델하우스)→파군재삼거리→공산터널길→내동마을입구→
구암교다리→백안삼거리→명견훈련소→백안교→백안농협→공산파출소→팔공문화원→미곡동 동네다리→
미대동 솔분재앞→내동입구→공산터널길→팔공보성1차→파군재삼거리→봉무동 입구→봉무공원 입구 골인
지난해에는 백안삼거리에서 U턴해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심심한 코스였다면,
올해 20㎞ 구간은 백안삼거리에서 명견훈련소까지 갔다가 U턴해 미곡동 동네다리를 거친 뒤
내동마을 입구로 향하는 다채로운 길로 변화를 줬다.
전체 코스 중에서 강력추천할 만한 코스로 거듭난 것이다.
백안삼거리에서 갓바위 방면으로 1.5㎞정도 올라가면 명견훈련소가 나온다.
이 길은 새로 개통된 길로 인도가 우레탄으로 깔려 폭신하고 가로등도 훤해 달밤에 걷기에 손색이 없다.
명견훈련소에서 신호등을 건너 진인교를 지나 백안동 마을 안으로 돌아오는 코스는 동네 마을길이다.
가끔 개 짖는 소리만 들릴 뿐 매우 조용하다.
백안2교 다리에서는 밤이면 부채를 들고 나와 더위를 식히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백안동 마을을 지나 공산초등에서 미곡동 가는 골목길을 돌고 돌아 걸어가면
용수천이 나오고 미곡동 동네다리(미곡 2교)가 보인다.
이 다리에서 간식과 생수로 허기를 채우고 다리를 건너면 20㎞ 코스의 백미(白眉)가 나타난다.
내동마을 입구까지 벼가 무성하게 자란 논길이 펼쳐진다.
농촌에서 자란 사람들이라면 옛 생각에 심취할 만하고, 연인들끼리 걷기 좋은 길이다.
때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고 반딧불이도 반짝여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내동마을 입구에 이르러서는 공산터널 안을 통과하지 않고 미타사 입구에서
공산터널길을 따라,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된다.
◆30㎞
돌담길 등 아늑하고 운치 있어
점멸등·플래시 반드시 지참을
◇…30㎞ : 봉무공원 입구(이시아폴리스 모델하우스)→파군재삼거리→공산터널길→내동마을입구→
구암교다리→백안삼거리→명견훈련소→백안교→백안농협→공산파출소→팔공문화원→미곡동 동네다리→
용수동방면→부남교→독불사→신무동다리→대구연수원 굴다리→화장실 및 간식→신안사랑마을 입구→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고정마을 입구→파계사검문소→식사 및 동동주(‘산골마을에’ 식당)→공산파출소→
팔공테니스장입구→지묘교→파군재 정상→봉무동 입구→봉무공원 입구 골인
미곡동 동네다리에서 20㎞ 참가자는 내동마을 입구로 향하는 반면,
30·50㎞ 참가자는 용수천 개울을 따라 걸어 올라간다.
이 길 또한 조용하기로 대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한적하고 운치 있다.
당장이라도 개울물에 풍덩 뛰어들고픈 충동에도 사로잡히게 된다.
좀더 걷다보면 약수터로 유명한 독불사를 만나게 되고 신무동 마을다리를 지나면
돌담길이 아늑한 멋을 풍긴다.
30·50㎞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한 길이다.
작년 코스는 백안삼거리에서 동화사로 올라가는 약 5㎞의 거리가 언덕길이자 차도여서
초보 워킹족들이 상당한 고통을 겪었을 것이나,
이번 코스는 중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충분히 완보할 수 있는 아주 완만하고 평탄하다.
대구연수원에 도달해서는 잠깐 휴식을 취하고 팔공산 순환도로를 따라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로 향한다.
순환도로 길을 걸을 때는 점멸등과 플래시나 헤드랜턴이 꼭 필요하다.
이후 파계사검문소를 지나 ‘산골마을에’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파군재 삼거리까지 내리막길을 걷는다.
파군재를 지나 봉무동 삼거리에서 신호등을 건너 출발점이었던 봉무공원으로 돌아가면 골인이다.
◆50㎞
팔공산∼금호강 쉽지않은 코스
아무나 맛볼 수 없는 성취감 줘
◇…50㎞ : 봉무공원 입구(이시아폴리스 모델하우스)→파군재삼거리→공산터널길→내동마을입구→
구암교다리→백안삼거리→명견훈련소→백안교→백안농협→팔공문화원→미곡동 동네다리→용수동 방면→
태을정사 입구→부남교→독불사→신무동 다리→대구연수원 굴다리→화장실 및 간식→신안사랑마을 입구→
노태우 전대통령 생가→고정마을 입구→파계사검문소→식사 및 동동주(‘산골마을에’ 식당)→공산파출소→
팔공테니스장입구→지묘교→파군재 정상→봉무동 입구 신호등→위남마을→위남 배수펌프장→불로동사무소→
불로테니스장→공항교 밑→철교 밑→아양교 다리 밑→동촌구름다리 밑→화랑교 잔디밭(간식)→
동촌구름다리 밑→기차철교 밑→둑길 위→공항교 다리 위 홍천뚝배기 식당→주유소 횡단보도→불로삼거리→
불로교 다리→고속도로 다리 밑 통과→봉무공원 입구 골인
50㎞ 참가자들은 파군재를 지나 봉무동 삼거리에서 직진해 위남마을 방향으로 우회전을 한다.
조용한 위남마을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예쁘게 피어 있다.
이 길을 쭉 직진해 걸어가면 위남마을 배수 펌프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간식과 함께 잠깐의 휴식을 취한다.
이내 금호강을 끼고 시원한 둑길을 걸어 불로동사무소를 거친 뒤 공항교 다리 밑을 지나 둑길 위를 걷는다.
공항교에서 약 2㎞ 가면 대구선 기차 철교가 나오고, 좀더 걸으면 아양교 다리가 보인다.
곧이어 대구의 명물이자 1970~80년대 중·고등학생들의 소풍장소 1번지였던
동촌 구름다리도 모습을 드러낸다.
약 1.5㎞를 더 걸어가 화랑교 잔디밭에서 다시 휴식을 취할 때면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거리가 아까워서라도 포기할 수는 없다.
악으로 깡으로 버티며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겨 불로 화훼단지와 불로교를 지나고
고속도로 다리 밑을 통과할 때면 드디어 출발점이 눈앞에 나타난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핑도는 순간이다.
해냈다는 자신감과 50㎞를 굳건히 지탱해준 발과 다리는 물론, 온몸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면서
골인의 감격을 만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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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최된 팔공산달빛걷기대회 때의 모습. 영남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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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최된 팔공산달빛걷기대회 때의 모습. 영남일보DB |
“‘걷기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마음껏 누려라.”
달빛이 그윽하게 팔공산을 비춘다. 뚜벅뚜벅 발걸음이 잦아진다.
20일 오후 6시부터 대구시 동구 봉무공원 입구(이시아폴리스 모델하우스)에서
워킹족들의 페스티벌 ‘팔공산 달빛 걷기 대회’가 열린다.
영남일보가 주최하고 대구시동구걷기연합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한여름 밤에 달과 벗하고 나무와 이웃하며
걷기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누리는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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