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애송시 100선 - 81편 [애송시 100편 - 제 81편] 보리피리 / 한하운 정끝별·시인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人還)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 애송시 100선(조선일보) 2017.11.17
[스크랩] 애송시 100선 - 80편 [애송시 100편 - 제 80편] 갈대 등본 / 신용목 문태준·시인 무너진 그늘이 건너가는 염부 너머 바람이 부리는 노복들이 있다 언젠가는 소금이 설산(雪山)처럼 일어서던 들 누추를 입고 저무는 갈대가 있다 어느 가을 빈 둑을 걷다 나는 그들이 통증처럼 뱉어내는 새떼를 보았다 먼 허공에 .. 애송시 100선(조선일보) 2017.11.17
[스크랩] 애송시 100선 - 79편 [애송시 100편 - 제 79편] 투명한 속 / 이하석 정끝별·시인 유리 부스러기 속으로 찬란한, 선명하고 쓸쓸한 고요한 남빛 그림자 어려온다, 먼지와 녹물로 얼룩진 땅, 쇠 조각들 숨은 채 더러는 이리저리 굴러다닐 때, 버려진 아무 것도 더 이상 켕기지 않을 때, 유리 부스러기 흙 속에 깃들어.. 애송시 100선(조선일보) 2017.11.17
[스크랩] 애송시 100선 - 78편 [애송시 100편-제78 편] 일찌기 나는 / 최승자 문태준·시인 일찌기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마른 빵에 핀 곰팡이 벽에다 누고 또 눈 지린 오줌 자국 아직도 구더기에 뒤덮인 천년 전에 죽은 시체. 아무 부모도 나를 키워 주지 않았다 쥐구멍에서 잠들고 벼룩의 간을 내먹고 아무 데서나 하.. 애송시 100선(조선일보) 2017.11.17
[스크랩] 애송시 100선 - 77편 [애송시 100편 - 제 77편] 국토서시(國土序詩) / 조 태 일 정끝별·시인 발바닥이 다 닳아 새 살이 돋도록 우리는 우리의 땅을 밟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숨결이 다 타올라 새 숨결이 열리도록 우리는 우리의 하늘 밑을 서성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야윈 팔다리일망정 한껏 휘저어 슬픔도 기.. 애송시 100선(조선일보) 2017.11.17
[스크랩] 애송시 100선 - 76편 [애송시 100편 - 제 76편] 조국(祖國) / 정 완 영 문태준·시인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애인 사랑 손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 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애송시 100선(조선일보) 2017.11.17
[스크랩] 애송시 100선 - 75편 [애송시 100편 - 제 75편]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정끝별·시인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 애송시 100선(조선일보) 2017.11.17
[스크랩] 애송시 100선 - 74편 [애송시 100편 - 제 74편] 절벽 / 이 상 문태준·시인 꽃이보이지않는다. 꽃이향기롭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거기묘혈을판다. 묘혈도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 나는눕는다. 또꽃이향기롭다. 꽃은보이지않는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잊어버리고재차거기묘혈을판.. 애송시 100선(조선일보) 2017.11.17
[스크랩] 애송시 100선 - 73편 [애송시 100편 - 제 73편] 반성 704 / 김영승 정끝별·시인 밍키가 아프다 네 마리 새끼가 하도 젖을 파먹어서 그런지 눈엔 눈물이 흐르고 까만 코가 푸석푸석 하얗게 말라붙어 있다 닭집에 가서 닭 내장을 얻어다 끓여도 주어보고 생선가게 아줌마한테 생선 대가리를 얻어다 끓여 줘 봐도 며.. 애송시 100선(조선일보) 2017.11.17
[스크랩] 애송시 100선 - 72편 [애송시 100편 - 제 72편] 마음의 수수밭 / 천양희 문태준·시인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머위잎 몇장 더 얹어 뒤란으로 간다. 저녁만큼 저문 것이 여기 또 있다 개밥바라기별이 내 눈보다 먼저 땅을 들여다본다 세상을 내려놓고는 길 한쪽도 볼 수 없다 논둑길 너머 길 끝에는 보리밭이 .. 애송시 100선(조선일보) 2017.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