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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새코스 | 외씨버선길] 솔향기 가득한 춘양목 군락지..1,2 

최두호 2017. 11. 21. 12:20

 

[새코스 | 외씨버선길] 솔향기 가득한 춘양목 군락지..1
 
보기만 해도 상큼·상쾌·통쾌
마을~산~둑방~솔숲 연결되는 춘양목솔향기길 17.6km
▲ 외씨버선길 봉화 구간의 춘양목솔향기길에 나오는 서벽리 금강송 군락지를 지나고 있다.

외씨버선-. 국어사전에 오이씨처럼 볼이 조붓하고 갸름하여 맵시가 있는 버선이라고 나온다. 조지훈의 시 ‘승무’에, 우리말도 그렇게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다는 그 시에 나와 뭇 사람들에게 회자됐던 버선이다. 영월·봉화·영양·청송 4개군을 이으면 꼭 외씨버선 모양이다. 그 4개군을 이어 길을 만들었다. 그래서 탄생한 길 이름이 ‘외씨버선길’이다.


외씨버선길은 2010년 7월 경북북부연구원이 3개년 계획으로 기획재정부의 지원을 받아 4개군의 협조 아래 조성작업을 시작했다. 총 13개 구간 241km로 이뤄진 외씨버선길은 청송 3개 구간(주왕산 달기약수탕길·슬로시티길·김주영객주길), 영양 4개 구간(장계향 이문열길·오일도시인의길·조지훈문학길·치유의길), 봉화 3개 구간(보부상길·춘양목솔향기길·약수탕길), 영월 3개 구간(마루금길·김삿갓문학길·관풍헌가는길) 중 각 시도마다 1~2개 구간의 작업을 마쳐 2011년 3월 49.8km를 완성했다. 2차 연도인 2012년 5월엔 71.3km를 개통한 데 이어 내년 4월까지 전 구간 개통을 목표로 마지막 작업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봉화의 진산 문수산 자락에 한국 최고의 소나무 금강송 군락지가 있다. 그 사이로 가는 길이 외씨버선길 아홉째 길인 춘양목솔향기길 구간이다. 춘양면사무소에서 출발해서 서동리3층석탑을 거쳐 거포마을~새터마을~도심2리공원~서벽리 춘양목군락지~두내약수터까지 총 17.6km에 이른다. 마을길과 둑방길, 산길, 솔숲길을 연이어 걷는다. 이 길을 봉화숲해설가협회 서헌수 회장의 안내로 답사했다.


춘양면사무소에 모여 곧장 춘양장터로 향했다. 춘양면사무소는 보부상길과 춘양목솔향기길의 시·종점인 곳이다. 면사무소 뒤로 춘양장터와 연결된다. 지금은 현대식 건물로 변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좁은 길거리에 그냥 좌판을 놓고 팔고 사는 전형적 시골장터였다.


▲ 수천 평은 족히 돼 보이는 소나무 종묘장에서 황금송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이 소나무들은 조금 더 키워서 전국으로 팔려간다.

춘양장터 입구에 재미있는 글귀가 눈에 띈다. ‘소설가 이외수의 글에 시골로 발령받아 온 국어선생님이 첫 시간에 “너희들 백일장에 나가봤니?” 질문했더니 한 아이가 손을 들고 “선생님 여기능 오일장인데요”라고 대답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4일과 9일에 서는 춘양장은 봉화사과·한약우·송이가 유명하다고 한다. 장이 서는 날은 시끌벅적하고 부산하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나름 한가롭다.


춘양장터를 가로지르면 곧이어 춘양초등학교가 나온다. 개교 103년을 자랑하는 학교다. 학교 앞에는 노거수인 비슬나무가 수백 년의 역사를 전한다. 봉화엔 수백 년 된 고택과 건물이 즐비하다. 오래된 도시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고택이 또 나온다. 이번 건 제법 크고 운치도 있다. 만산고택이다. 만산은 조선 말기의 문신 강용(1846~1934)을 말한다. 만산고택은 강용이 고종 15년(1878)에 지은 집으로, 안채와 사랑채, 별채 등이 원형대로 보존돼 있다. 특히 사랑채의 앞면에 있는 ‘晩山(만산)’이라는 현판은 대원군이 직접 썼고, 서당의 ‘翰墨淸緣(한묵청연)’이라는 편액은 영친왕이 8세 때 쓴 글씨라고 전한다. 평범한 글씨들이지만 만산고택의 볼거리들이다.


만산고택에 대원군이 쓴 현판 글씨 있어
의양리 권진사댁도 머지않은 거리에 고택의 자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흙돌담 위에 기와를 얹은 모습과 옛날 기와의 진한 색깔은 고택을 더욱 고풍스럽게 했다.


불과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소나무 모종이 드넓은 평야에 자라고 있다. 키가 30cm나 될까. 서헌수씨는 “여기서 키우는 춘양목은 대개 2년 내외의 금강송으로, 전국으로 팔려나간다”며 “하지만 현지에 가면 금강송이 아니라 일반 소나무로 변하더라”고 말했다. 토양과 기후, 날씨에 따라 소나무 성장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춘양목 금강송은 봉화 주변에서만 자라는 소나무를 말한다고 강조했다.


길을 걸으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마을의 모습에서는 그 마을의 역사와 문화가, 산과 하천에서는 그 지역의 생태계가 한눈에 들어온다. 봉화는 전형적인 산지마을로 고풍스런 분위기를 풍긴다. 우리의 과거 모습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춘양중학교 안에 보물 제52호 서동리 삼층석탑과 목 잘린 불상이 있다.

봉화가 고향인 서헌수씨도 어릴 적 봉화와 지금의 봉화는 많이 변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혀 변하지 않은 곳이 있다고 한다. 춘양중학교 내에 있는 보물 제52호 서동리삼층석탑과 그 옆에 목이 잘린 불상이다. 서씨는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목이 잘린 불상은 그대로 나무에 기대 앉아 있다”고 말했다. 서동리삼층석탑은 탑의 구조로 볼 때 9세기경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층석탑이 학교 안에 있는 이유는 원래 이곳이 신라의 고찰 람화사(覽華寺)의 옛터였다. 절은 사라져 없고, 학교 내부에 절을 복원할 수도 없고 해서 석탑만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이다. 람화사는 각화산 아래 각화사를 창건하면서 그곳으로 옮겨갔다. 각화사라는 이름도 람화사를 생각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1962년 석탑을 해체, 복원하면서 나온 사리병과 99개의 토탑들은 지금 경주 국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젠 살짝 산길로 접어든다. 요즘 전국의 어느 산으로 가더라도 수목이 우거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울창한 숲으로부터 들려오는 부엉이·뻐꾸기 등의 새소리도 더욱 다양하고 많아졌다. 개체수와 종류가 늘어나 생태계가 많이 건강해졌다.


산길 사이 길 옆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초서체의 글자를 새긴 바위가 보인다. 네 글자인데 앞부분은 도저히 모르겠고, 뒤의 두 글자는 대략 ‘洞天(동천)’ 인 것 같다. 어쨌든 신선이 사는 세계로 들어간다는 뜻이지 싶다. 그 정도 경관은 아닌 것 같은데…. 서헌수씨는 “애당초 길을 만들고 연결시키는 작업을 할 때 이곳이 전체 길 중에 가장 아름다웠다”며 “그러나 걷기 길이 생긴 직후 신작로를 개통하면서 전경이 완전 망가져버렸다”고 말했다.


길은 사과나무밭 사이로 계속된다.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아직 풋사과지만 이제부터 출하되기 시작한다. 과일을 크게 하고, 낙과를 방지하기 위한 농부의 손길이 분주하다.


▲ 만산고택의 안주인이 집구조와 연혁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봉화의 진산 문수산 자락에 춘양목 군락
길을 안내하는 서헌수씨는 임신한 양 배가 불룩한 편 치고는 제법 잘 걸었다. “제가 태백산악회 회원으로 산에 다닌 지 제법 됐습니다”며 오랜 산행 경력으로 걷기에 자신 있다고 한다.


서헌수씨에 의하면 최근 봉화엔 인삼밭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인삼은 몇 년 재배하면 토양을 크게 훼손하므로, 1~2년 쉬든지 옮겨 가며 재배하는데, 다른 지역의 인삼밭이 이젠 봉화까지 오는가보다”고 말했다. 나무까지 벌목해 가며 검은 비닐이 덮인 인삼밭이 산기슭에 넓게 펼쳐져 있다.


인삼밭을 오른쪽에 두고 이정표가 있는 왼쪽길로 방향을 틀었다. 서씨는 “곧장 가면 질러가는 길인데, 땅주인이 송이버섯과 인삼밭을 해친다고 길을 내주지 않아 우회로로 연결했다”고 덧붙였다.


길은 고개를 넘어 ‘양반걸음 걷기’라고 쓰인 이정표가 있는 곳을 지나 염장마을로 연결된다. 서씨는 “과거 마을에 소금창고가 있었는지, 소금이 많았는지 염장마을로 불렸다”고 했다. 지금은 소금의 흔적도 찾을 수 없다. 산골짜기 마을에 어떻게 소금창고가 있었을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고개를 넘어서니 좌우로 온통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밭이 방문객을 반긴다. 사과 꽃 필 무렵인 봄부터 수확하는 여름, 가을까지 장관의 연속이라고 서씨가 설명했다. 주변 군데군데 고추와 인삼, 옥수수, 호박밭도 구색을 갖추고 있다.


2시간 남짓 걸으니 쉬어갈 때가 됐다. 마침 정자가 나온다. 여러 그루의 노송 중앙에 ‘巨虎亭(거호정)’이란 정자가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잠시 목을 축이고 주변 전경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새코스 | 외씨버선길] 솔향기 가득한 춘양목 군락지..2
 
보기만 해도 상큼·상쾌·통쾌
마을~산~둑방~솔숲 연결되는 춘양목솔향기길 17.6km
▲ 1 외씨버선길 춘양목솔향기길 중간쯤에 정자쉼터 ‘거호정’이 있다. 도보객들이 쉬기 좋게 조성돼 있고, 주변 전경도 살펴볼 수 있다. 2 외씨버선길 가는 길 곳곳에 산딸기와 뽕나무 열매 오디가 열려 있다. 일행이 오디를 따서 손에 들어 보이고 있다.

다시 살짝 고개를 넘는다. 수백 년 된 소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바로 길 옆 노송의 수피 사이로 옻나무가 줄기를 내어 자라고 있다. 나무에 나무가 자라는 형국이다. 기생인지 공생인지, 아름다운 모습이다.


길 주변엔 온갖 나무들이 무성히 자라고 있다. 그중에 산딸기나무도 눈에 확 들어온다. 산딸기 열매를 몇 개 따서 먹어본다. 약간 쓴 듯하면서 단맛이 난다. 자연이 주는 맛이다.


산길을 내려와 하천 둑방길로 연결된다. 운곡천이다. 한자를 풀어쓰면 구름 낀 계곡 사이로 흐르는 하천 정도 되겠다. 마침 장마라 구름이 희미하게 끼어 있다. 이름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운곡천 둑방은 2008년 폭우로 하천 자체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손돼, 그 이후 폭 60m, 높이 5m 이상 규모로 새롭게 건립한 것이다.


운곡천 둑방길로 걸으며 사방을 살펴보니 문득 이곳이 매우 아늑하고 포근하다는 느낌이 새삼 들었다. 중앙엔 물이 흐르고 사방에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전형적으로 명당의 조건을 갖춘 지역 같다. 아니나 다를까, 이 지역 주변에 있는 봉화 성문동이 10승지 중의 한 곳으로 꼽혔던 곳이다.


둑방길을 지나 다시 문수산 자락으로 올라섰다. 오후부터 봉화 산림목재관에 근무하고 있는 류명화·김정순씨 두 사람이 합류했다. 두 사람 다 봉화의 숲해설가들이다. 갑자기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는 느낌이다. 역시 여성이 있으면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진다.


▲ 현대식으로 탈바꿈한 춘양장터. 4일과 9일에 장이 열리는 5일장이다.

아시아 최대 국립수목원 조성지 옆으로 지나
도심3리 마을회관을 지나 봉화에 조성하고 있는 아시아 최대 국립수목원 예정지 주변을 지나고 있다. 광릉수목원보다 몇 배나 더 큰 규모로 건립된다. 서씨는 “백두산 호랑이도 16마리나 방사해서 키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드디어 울진 금강송 군락지 못지않게 유명한 서벽리 금강송 군락지에 접어들었다. ‘천연하종갱신 시범지역’이라고 쓴 안내판도 보인다. 금강소나무 후계림 조성을 위해 큰나무에서 떨어진 종자가 싹을 틔워 새로운 후계나무로 자라게 하는 방법이다. 30m 이상 죽죽 뻗은 소나무 밑으로 1m가량 되는 새끼 소나무들이 어미젖에 매달리듯 아기자기하게 자라고 있다. GPS로 고도를 보니 625m다. 문수산 중간쯤 올라온 셈이다.


솔향기가 가득하다. 상큼한 냄새를 맡으며 상쾌한 기분으로 걷는다. 소나무 사이로 잣나무도 가끔 모습을 보인다. 오후부터 동행한 김정순씨가 커다란 잣송이를 하나 줍는다. 송진으로 진득진득한 잣송이에서 잣을 하나 빼서 먹는다. 의외로 맛있다. 사 먹는 것보다 더욱 싱싱하다.


문수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이정표도 보인다. 문수산 정상을 중심으로 타원형의 춘양목 군락지가 있는 현 위치까지 산 일대가 문화재 복원용 목재 생산림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는 안내문을 붙여놓고 있다. 얼핏 봐도 굉장히 건강한 생태를 유지하고 있다.


소나무 사이 임도도 잘 닦여 있어 사람이 걷기에 좋다. 폐부까지 깊숙이 숨을 들이쉰다. 심장이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 외씨버선길(춘양목솔향기길) 개념도

그 상큼한 길 끝부분에 두내약수터가 나온다. 이곳 이정표는 약수탕이라고 돼 있다. 두내뿐만 아니라 오전약수탕, 다덕약수탕 등 전부 약수탕으로 표기돼 있다. 정말 탕이 있는 줄 알고 걷기를 마친 뒤 샤워나 하고 가자고 속옷을 챙겨 갔다간 실망을 금치 못한다. 탕은 없고 마시는 약수터뿐이다. 두내(斗內)라는 마을 이름은 지형이 곡물의 양을 재는 말의 속같이 생겼다고 해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두내약수는 탄산약수로서 100여 년 전부터 피부와 위장병에 효험이 뛰어나 인기를 끌어 각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러나 없어졌다가 마을 주민들이 1982년에 재발견, 주변을 정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교통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는 영동고속도로에 이어 중앙고속도로로 달리다가 영주IC에서 빠져나와 봉화읍으로 향하면 된다. 내비게이션에 명칭으로 내성천이나, 주소로 봉화읍 내성리 내성천을 입력하고 안내받아도 된다.


고속버스는 동서울터미널(02-446-8000)에서 하루 6회 왕복운행한다. 소요시간 2시간 40분 내외. 요금 일반 1만5,800원.


숙식(지역번호 054) 봉화의 대표적인 특산물은 송이버섯이다. 송이는 가을에 출하되지만 사시사철 맛 볼 수 있는 지역이 봉화이기도 하다. 은어축제가 열리는 봉화읍내엔 송이돌솥밥 전문인 솔봉이송이요리전문점(673-1090)이 있다. 춘양면사무소에서 오전에 출발하면 점심때쯤 도착하는 곳이 애당1리 참새골 정도 된다. 이곳은 한때 벌목으로 번성한 곳이었으나 지금은 쇠퇴했다. 하지만 최근 외씨버선길 개통을 계기로 식당들이 새로 단장하고 있다.


애당식당(672-8213)은 메밀묵과 칼국수 전문점이다. 할머니가 빚어주는 맛이 시골맛 그대로다. 바로 그 옆에 백두대간식당(672-6729 또는 010-4505-3160)은 메기매운탕과 오리훈제를 전문으로 한다.


숙박은 조금 불편한 편이다. 봉화읍에 있는 여관이나 모텔 등을 이용해야 한다.


외씨버선길 탐사대장은
한국 여성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자 김순주씨


▲ 한국 여성 첫 에베레스트 등정자인 김순주씨가 외씨버선길 탐사대장을 맡고 있다.

보통 탐사대장은 남성이 대부분이다. 탐사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없는 길과 묵었던 산길을 찾아내려면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니다. 특히 여름엔 무성한 풀숲 사이를 헤쳐 가며 길을 만드는 건 남자들에게도 고역이다.


그러나 외씨버선길 241km를 찾아서 연결하는 탐사대장은 여자다. 그것도 남자 이상의 여자다. 한국 최초 에베레스트 여성 등정자인 김순주씨다. 김씨는 1993년 지현옥·최오순씨 등과 함께 한국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김씨는 5대륙 최고봉 등반 등의 경력도 갖고 있는 화려한 여성 등반가다.


그런 그녀가 길 탐사라는 새로운 일을 하고 있다. 2010년 경북북부연구원에서 외씨버선길을 조성하려 할 때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의 연락을 받고 탐사대장 일을 시작했다. ‘인생에 의미 있는 일이겠다’ 싶어 선뜻 승낙했다. 3년 계약이다. 앞으로 1년 남았다.


길 탐사하러 처음 나갈 때 몇 가지 원칙을 정했다. 시·종점은 접근성 좋고 볼거리 많은 길을 만든다. 중간 기점엔 마을과 마을 문화를 연결시킨다. 이 기준으로 지금까지 일을 해왔다. 오는 9월쯤 전 구간이 빠짐없이 연결된다. 그 때부터 다듬는 일만 남았다. 혹시 더 좋은 길을 발견하면 즉시 노선 변경도 가능하다.


김씨는 “청송 사과, 영양 고추, 봉화 송이, 영월은 동강과 김삿갓 등의 특징적인 모습을 담기 위해 나름 신경 많이 썼다”고 밝혔다. 초기 마을조사 하러 다닐 때 길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주민들의 성향까지 파악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젠 얼추 끝나간다. 내년 4월 탐사대장 일을 마치고 뭘 할지 궁금했다.


“남이 하지 못한 저 혼자만의 경험을 살려 시간당 100만 원가량 버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강의든, 산과 관련된 사업이든 앞으로 뭐든지 할 생각입니다.”


그녀에게는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다.



출처 : 늙은 빈수레
글쓴이 : 노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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