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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새 걷기 코스] 대구올레 팔공산길 ..1

최두호 2017. 11. 21. 12:11

 

[새 걷기 코스] 대구올레 팔공산길
  • 글·박정원 부장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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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길 있었나!’감탄 자아내는 보배로운 길
최고 수령 홍옥사과나무, 삼국시대 불로동고분군 지나
8개 코스 60여km 개통… 내년쯤 전 구간 연결시킬 듯

7코스 | 폭포골 가는 길
숲속에서 사색과 명상하라고 이름도 상상골


동화사 입구 버스정류장~탑골등산로~깔딱고개~상상골~동화사 경내~폭포골 가는 길~폭포골 왕복~동화사 봉황문~동화교 버스정류장까지 8.1km에 약 3시간 소요되는 거리다.


7코스는 동화사 집단시설지구 분수대가 시종점이다. 급행1·팔공1번의 버스 종점이기도 한 곳이다. 탑골등산로로 올라가는 길 주변으로 많은 야영장이 여름철 더위를 피해 묵었던 흔적을 대변하는 듯했다. 진선아 간사는 “여름철 날씨가 더워 아예 이곳에서 야영을 하고 바로 출근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탑골등산로에서 서서히 고도가 높아진다. 200여 개의 계단이 시작된다. 계단이 다소 가팔라 흔히 ‘깔딱고개’라고도 부른다.


▲ 보물 제1563호인 동화사 대웅전.

숲은 우거져 온갖 새들이 얼굴을 감추고 지저귀고 있다. 천천히 걷기 좋은 길이다. 숲속을 걷다보면 본인도 모르는 순간 명상의 경험을 하게 된다. 숲이 우거질수록 특히 그렇다. 고도 610m의 깔딱고개를 넘어 마침 상상골이 나왔다. 숲속에서 사색과 명상을 하라고 이름도 상상골로 붙였다. 상상골이라기보다 사색의 숲이라 해도 괜찮을 성싶다.


길은 부도암을 거쳐 동화사까지 계속된다. 동화사는 오동나무와 연관이 있어 오동나무 동(桐)자를 쓴다. 봉황이 오동나무에만 둥지를 틀거나 알을 낳는다고 해서 동화사라고 붙였다고 한다. 동화사 뒤에 지금도 오동나무가 자라고 있다. 높이 33m나 되는 통일대불상도 보인다.


이젠 팔공산 신령재로 올라가는 폭포골로 길은 연결된다. 옛날 사용하던 등산로다. 탑골 등 여러 등산로가 개통되면서 폭포골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훨씬 줄었다고 한다. 오히려 호젓해서 더 좋다. 진한 보라색 꽃을 뽐내는 야생화 꽃향유가 길옆에서 길손들을 유혹하고 있다. 불상은 아니지만 바위 위에 넓적한 바위가 갓같이 올라 있는 바위도 눈에 띈다.


골짜기는 폭포라기보다는 개울보다는 조금 더 큰 물줄기가 계속 흐른다. 물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이곳도 명상을 하기에 좋다.


▲ 7코스 반환점에 나오는 폭포골에서 작은 폭포를 바라보고 있다

눈앞에 웬 산장 같은 건물이 한 채 나온다. 진 간사는 “등산객들 사이에 귀곡산장으로 불리는 곳”이라고 한다. 집 안으로는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 사용하지 않은 지 오래된 듯하다. 원래 이곳엔 여러 민가가 있었지만 전부 철수하고 황폐화됐다고 한다.


폭포골등산로 반환지점에 도착했다. 폭포골 중에 가장 폭포 같은 물이 여러 갈래서 모여 흐르는 곳이다. 그런대로 운치도 있다. GPS상으로 고도 652m다. 쉬어갈 만한 바위 공터도 있다. 등산객들도 신령재 가기 전에 한 번쯤 쉬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잠시 쉬면서 문득 ‘길이 뭘까’하는 생각이 든다. 애초의 길은 사람이 이용하기 위해서 만들었지만 지금은 길이 사람으로 하여금 사색하게 하고, 집중하게 하고 치유까지 해주는 도구로서 각광받고 있다. 길의 엄청난 진화가 느껴진다.


다시 왔던 길로 내려가 동화사 일주문 매표소로 향한다. 일주문 바로 앞에 마애불좌상이 바위벽에 새겨져 있다. 보물 제243호다. 불자들이 연신 기도를 하고 있다. 이곳이 7코스 마지막 지점이다. 급행1번 버스 정류장이 바로 아래 있다.


8코스 | 수태지 계곡 길
초조대장경 판각한 절 지나


동화사집단시설지구 버스종점~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수태지~너럭바위~벼락 맞은 나무~부인사~동화사집단시설지구 버스종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약 8km에 3시간 남짓 소요.


팔공산순환도로를 거쳐 팔공산 정상 비로봉 올라가는 가장 짧은 코스인 수태골과 벼락나무, 부인사로 대표되는 길이다. 8코스는 7코스와 연결이 가능하다. 단풍이 내려앉은 길을 따라 팔공산걷기대회가 열리는 팔공산순환도로로 조금 내려간다. 벚나무와 단풍나무가 가로수로 길게 늘어서 있다.


1km 남짓 순환도로로 내려가면 수태지가 나온다. 수태지에선 팔공산 정상 비로봉과 이를 양쪽으로 감싸고 있는 동봉과 서봉이 선명하게 보인다. 수태지와 삼일미나리농원을 끼고 바로 수태골로 오른다. 수태지계곡길이 기다리고 있다. 수태(受胎)의 유래는 불임의 여자가 아기를 갖게 해달라고 이곳에서 기도를 올린 끝에 임신에 성공했다고 해서 수태골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항상 계곡에 물이 넘쳐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위로 조금 올라가면 자연생태계보호구역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수영과 취사·야영이 금지돼 있다.


▲ 8코스 하산길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우거져 항상 그늘을 드리운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방향을 서남쪽으로 살짝 틀어 능선으로 올라선다. 8코스 반환점이기도 한 지점이며 고도는 600m 내외 정도다. 길 위엔 나뭇잎들이 하나둘씩 보인다. 나무들이 겨울맞이에 들어간 느낌이다. 혹독한 추위를 견디지 못할 잎들을 털어내고 가지만으로 무던히 견딜 태세다.


반환점을 돌아 올라선 능선에서 조금 내려오면 벼락 맞은 나무가 등산객들의 눈길을 끈다. 일명 벼락나무라 한다. 하나의 밑동에 두 개의 큰 줄기가 자랐으나 한 줄기는 벼락을 맞아 속이 텅 비어 있고, 다른 줄기는 아직 생명력을 뽐내며 여러 줄기를 내고 있다. 텅 빈 줄기는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큰 공간을 지니고 있다. 등산객들의 휴식처로 이용되는 곳이다.


하산길은 무성한 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우거져 있다. 시원한 계곡과 함께 여름 걷기길로 제격이지 싶다. 외길로 1km 정도 하산지점에 부인사가 있다. 동화사의 말사인 절이다. 신라 선덕여왕(632~647) 때 창건한 절로 전하지만 정확한 창건연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절 안내문에는 판각 1000년을 맞은 초조대장경을 판각한 곳이라고 적고 있다. 주변에서는 초조대장경 유물을 찾느라 이리저리 파헤친 상태다. 제발 한 조각이라도 찾아 역사적 사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


부인사에서 8코스 시종점인 팔공산순환도로까지는 불과 200m남짓이다. 이곳에서 급행1번과 팔공1번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교통 대구까지 가는 교통편은 승용차나 고속버스, KTX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갈 수 있다. 대구올레 팔공산길을 탐방하기 위해선 일단 녹색소비자연대 팔공산녹색여가문화센터(053-985-8030)에 문의하거나 방문하는 게 좋다. 센터 바로 옆에 6코스 불로동고분군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각 코스의 대중교통편도 센터에 문의하면 자세히 알려 준다.


숙박(지역번호 053) 동화사집단시설지구에 많은 숙박시설과 식당이 있다. 산 언저리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는 단연 곤드레밥 등과 같은 산채식일 것이다. 대구 지정 향토음식점 지정 1호점인 산중(982-0077)은 곤드레밥과 도토리보쌈세트 같은 산채식으로 유명한 식당이다. 숙박시설은 주변 호텔과 모텔 등이 많다. 유스호스텔(985-8000)도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명소는?
1위 갓바위, 2위 팔공산, 3위 팔공산순환도로


‘대구 하면 딱 떠오르는 게 뭐냐?’고 대구시에서 대구 시민과 일부 외지인들을 대상으로 몇 년 전 설문조사를 했다. 1위가 갓바위, 2위가 팔공산, 3위가 팔공산순환로 순으로 나왔다. 대구올레 팔공산코스는 팔공산과 팔공산순환로는 지나지만 팔공산 한 봉우리 정상에 있는 갓바위는 지나지 않는다.


팔공산 갓바위는 기도처로 유명한 곳이어서, 매일 전국에서 기도하는 사람들로 성시를 이룬다. 특히 수능을 앞두고는 갓바위 기도처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붐빈다. 대구올레 길을 닦은 녹색여가문화센터 오병현 센터장은 “대구올레 팔공산길을 전부 연결시키기 위해선 어차피 팔공산 능선을 한 번 올라야 할 것 같다”며 “현재 둘레노선은 대충 윤곽은 잡았지만 아직 확정단계가 아니고, 어디로 올라설지 이용객 입장에서 최대한 고려해서 최종노선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구의 대표적인 명소인 갓바위는 팔공산 남쪽 해발 850m의 관봉(冠峰) 정상에 위치한 통일신라시대의 석불 좌상으로 전체 높이가 4m에 이른다. 관봉이 우리말로 ‘갓바위’이므로 갓바위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석불상 머리 위에 두께 15cm 정도의 판석을 갓처럼 쓰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 갓바위는 지성으로 기도하는 사람의 소원 가운데 한 가지는 꼭 들어준다는 소문으로 이른 새벽부터 치성객들로 줄을 잇는다. 특히 초하루나 입시철에는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며, 새해에는 해돋이를 보려는 사람들로 더욱 붐빈다.


보물 제431호인 갓바위 불상은 신라 원광법사의 수제자인 의현대사가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해 638년(선덕왕 7)에 조성한 것이라고 전한다. 그러나 전체적 양식으로 볼 때 8~9세기 통일신라시대의 유물로 보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정설이다.


대구의 2번째 명소인 팔공산은 원래 공산(公山)으로 불렸다. <세종지리지> 대구군편에 ‘공산은 해안현 북쪽 11리 거리에 있다. 신라 때에 부악(父嶽)이라 일컫고, 중악(中嶽)에 비겨 중사(中祀)로 삼았는데, 지금은 수령으로 하여금 제사를 지내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이와 같이 아직까지 개천절에 제사를 지내는 유서 깊은 산이다.


공산이 팔공산이라고 바뀐 유래는 몇 가지가 전한다. 왕건의 여덟 명의 장군이 순사했다는 설과 동화사에 팔간자를 모셨다는 설, 군위·경산 등 여덟 고을에 걸쳐 있기 때문이라는 설, 중국의 팔공산에서 따왔다는 설, 원효가 중국 승려 8명을 득도시켰다는 설, 3명의 성인과 5명의 깨우친 자가 났다는 설 등이 있다.


팔공산을 둘러가는 팔공산순환도로는 가을이면 단풍으로 완전 뒤덮인다. 시에서는 단풍을 아예 치우지 않고 단풍축제로 발전시켜 많은 시민들이 즐기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겨울에 눈이 많이 쌓이면 고도가 높아 차들이 올라가지 못하는 불편을 겪기도 한다. 


출처 : 늙은 빈수레
글쓴이 : 노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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