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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영화와 어우러진 멋진 자연(영화 `봄날은 간다` 촬영지): 강원도 삼척시

최두호 2017. 11. 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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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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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이별을 고하는 연인을 바라보며 남자가 묻는다.

그것은 평생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물음일 것이다.

이는 영화 ‘봄날은 간다’의 주요 장면이다.

영화는 아름다운 자연과 그 속에 담긴 ‘소리’를 잘 잡아낸 점을 빌어 호평 받은바 있다.

 이러한 ‘봄날은 간다’의 주요 장면들이 모두 삼척에서 촬영되었다는 것! 여기에 주목하자.

영화 속 아름다움을 삼척 곳곳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점에 말이다.

이제부터 영화 속 장소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신흥사 이정표를 따라 두 개의 다리(토점교, 양리교)를 지날 때쯤

그들이 바람소리를 담아내던 양리교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가면 대나무숲이,

왼쪽으로 가면 신흥사가 나온다고 한다.

작은 길을 지나야하는 탓에 길가에서 놀고 있는 아이에게 대나무숲을 아느냐 물었더니

길을 안내해주겠다며 자전거를 타고 앞서 달린다.

아이의 태도로 보아 대나무숲을 물어오는 사람이 적잖은 모양이다.

아이의 모습을 따라 가다보니 웬 집 앞에서 길이 끊어진다.

차에서 내려 혹시 여기서 영화촬영 했었냐 여쭤보니

체구가 작고 웃음 주름이 많으신 할머니께서 대나무숲을 일러주신다.

여린 죽순을 밟지 말라는 당부 말씀이 대나무숲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얼마 전에 찾아왔던 대학생들이 죽순과 풀을 구별하지 못하고 대나무숲을 망가뜨려 속이 상하셨다고 한다.

대나무숲에 들어가 영화 속 주인공처럼 하늘을 바라보니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와 함께 자연이 눈 속으로, 마음 속으로 내려앉는다.

대나무숲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촬영팀이 대나무숲만 찍고 가더냐고 했더니,

방에서 밥 먹는 것도 5일이나 찍었다고 말씀하신다.

그렇다면... “혹시 그 할머니세요?” 잽싸게 발길을 돌려 할머니께로 다가갔다.

“맞어” 할머니가 이제야 알았냐는 표정으로 밝게 웃으신다.

알고 보니 당신이 유지태와 이영애에게 밥상을 차려주며 “많이 먹어” 하신 분이란다.

유일하게 현지에서 캐스팅 되었던 역량 있는 영화배우를 몰라보다니!

한동안 일본관광객들 때문에 무지 바빴다는 할머니를 졸라 나도 사진 한 장 찍었다.

지금은 개조하여 그 모양새를 잃었지만 영화 속에 나오던 그 부엌 앞에서 말이다.

맛난 음료수만 들고 온다면,

여린 죽순만 밟지 않는다면 언제든 환영이라는 할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풍경소리와 눈 쌓이는 신비한 소리 그득했던 신흥사로 향했다.

신흥사 대웅전 돌계단에 앉아 유지태와 이영애가 하얀 눈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아 있던 장면을 되새겨본다.

살며시 들리는 풍경 소리가 일품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유지태가 뽀얀 햇살 받으며 꾸벅꾸벅 졸던 그 마루와 기둥도 여전하다.

두 주인공이 발맞춰 걷던 신흥사 입구 작은 길도 제 모양새를 뽐내고 있다.

길 구석구석에서 두 주인공의 속삭임이 들려오는 듯 하다.

신흥사는 강원도 문화재 자료 제10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통일신라 진성여왕 3년(889년)에 범일국사가 창건하였다.

깊은 곳에 자리하여 조용하고 풀냄새 강한 그 곳에서 들리는 종소리가 찾아온 발걸음을 다독여준다.

두 사람의 안타까운 이별에 대한 복선을 드러내주던 파도소리 녹음 장면은 삼척 맹방해수욕장에서 촬영되었다.

유지태가 바다의 움직임을 소리로 담아내는 동안 들려오던 이영애의 콧노래처럼 조용하고 아늑한

맹방해수욕장은 삼척 시내에서 7km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800m의 백사장이 찾은 이들의 벗이 되어 주고, 수심이 1~1.5m라 부담 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청정해변의 가치를 인정받아 찾는 이가 많은 것은 물론, 삼척 제1의 해수욕장으로 불린다.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더욱 인기가 좋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두 주인공들은 아름다운 삼척에 이별의 흔적을 남기고 갔다.

하지만 이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에서 영화와는 다른 변함 없는 사랑을 속삭여보는 것은 어떨까?

삶은 자신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영화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영화는 작은 길과 푸른 숲과 넓은 바다 속에서 행복을 그려내는 해피엔딩이었으면 한다.

길을 안내해준 자전거 소년과 망설임 없이 집을 내주신 강화순 할머님과 같은

소박한 배우들과 함께 만드는 아름다운 영화 말이다.

*.가는길 : 영동고속도로 - 동해고속도로 - 동해 - 7번국도 - 삼척 - 동막 - 신흥사 - 양리교


 


감 독 : 허 진 호
위    치 : 강원 삼척시 근덕면 맹방해수욕장 등 
홈페이지 : 영화 [봄날은 간다] 2001년 9웡 29일
줄 거 리 : 『이젠... 왜 날 사랑하지 않아?』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젊은 시절 상처한 아버지, 고모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겨울 그는 강릉방송국 라디오 PD 은수를 만난다. 자연의 소리를 채
           집해 틀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은수는 상우와 녹음 여행을 떠난다.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어느날 은수의 아파트에서 밤을 보낸다. 너무 쉽게 사랑에 빠진 상
           우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에게 빨려든다. 
           그러나 겨울에 만난 두 사람의 관계는 봄을 지나 여름을 맞으면서 삐걱거린다. 이혼 경험
           이 있는 은수는 상우에게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 부담스러운 표정을 내비친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말하는 상우에게 은수는 그저 "헤어져”라고 단호하게 말한
           다. 영원히 변할 것 같지 않던 사랑이 변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우는 어찌 
           할 바를 모른다....
           은수를 잊지 못하는 상우는 미련과 집착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서울과 강릉을 오간다.
정선 아우라지에서

신 흥 사 : 새벽산사의 풍경소리 『신흥사』 삼척시 근덕면 동막6리(양리)에 있다. 신라 민애왕 원년(838년)에 범일국사가 지흥사라 하여 북평읍 지흥리(현 동해시 소재)에서 창건했다. 현종15년(1674년) 현위치로 이전하 여 광운사라 하였고, 후에 다시 운흥사로 고쳐 불렀는데, 영조46년(1770년) 화재를 당 하고, 다음해인 영조47년(1771년) 영담노사가 중건했다. 순조21년(1821년) 부사 이헌규 가 많은 재원을 지원해 주고 신흥사라 개명했다. 정선 아우라지 : 『강물소리』를 녹음하던 곳 은수가 '사랑의 기쁨'을 콧노래로 부르고, 상우가 이를 몰래 녹음하던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곳 정선읍으로부터 19.4km 거리에 위치한 아우라지는 산수가 아름다운 여량8경의 한곳으로 송천과 골지천이 이곳에서 합류되어 한데 어우러진다 하여 '아우라 지라' 불리고 있다. 이곳은 주위에 노추산, 상원산, 옥갑산, 고양산, 반론산 등이 둘러 싸여 땅이 비옥하고 물이 맑아서 옛부터 풍요로움과 풍류를 즐기던 문화의 고장이다. 남한강 상류인 아우라지에서 물길따라 목재를 한양으로 운반하던 유명한 뗏목터로 각지 에서 모여든 뱃사공의 아리랑 소리가 끊이지 않던 곳으로 정선 아리랑의 가사 유래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뗏목과 행상을 위하여 객지로 떠난 님을 애닯게 기다리는 남녀 의 애절한 마음을 읊은 것이 지금의 정선아리랑 가사로 남아 널리 불리워지고 있다. 그 밖의 촬영지 : 『파도소리』를 녹음한 맹방해수욕장 『대나무 소리』를 녹음한 '강화순' 할머니 댁(삼척시 근덕면 동막리 신흥사 인근)
맹방해수욕장에서

 

 

왜 이 영화를 보게 됐는지 모르겠다.

글쎄.. 정말 아무 이유가 없다.

정말 이 영화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이 들은 이야기도 없이

'그냥'보게 된 영화. 하지만 보고 나니까 어쩐지 그 '그냥'이라는 이유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영화 <봄날은 간다>.


사랑은 정말 '문득'찾아온다.

아니 '그냥'이라고 하는 말이 더 맞을까?

영화에선 두 주인공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로 나오지 않는다.

물론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유지태는 훤칠한 키의 멋진 배우이고 이영애또한 산소같은 여자이지만,

영화속에선 두 사람 모두 그저그런 평범한 사람들이다.

소리를 녹음하는 일을 하는 상우, 지방 방송국 라디오 아나운서인 은수.

특별히 예쁘지거나 멋있지도 않은, 그냥 각자의 인생에 나름대로 만족하기도 하고,

나름대로 고생하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두사람. 많은 일상의 한가지 일처럼 두 사람은 그렇게 만나게 된다.


대나무숲에서 소리를 열심히 녹음한다.

원래 처음 만난 목적이 그거니까 당연하다. 두 사람은 말을 주고받을 필요가 없다.

좋은 소리를 조용히 듣고, 녹음하기만 하면 되니까.

처음만난 사이치고 두 사람의 사이가 무척이나 자연스러워 보이고 편안해 보이는 이유가 그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두 사람이 문득 서로를 사랑하게 된 것도 그 편안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집에 데려다준 후 집에 가려고 하는 상우에게 '라면 먹고 갈래요?'라고 말하는 은수.

그리고 라면 물이 끓을 때쯤엔 '자고 갈래요?'라고 말한다.

은수는 거리낌이 없다. 많이 망설이지 않는다.

이미 결혼이라는 사랑의 시작이자 끝을 모두 겪어보았기 때문일까?

그리고 수줍은 청년 상우는 당황하지만 싫지는 않다.

그렇게 상우는 은수의 집에서 (각각다른방에서)자고 가게 되고,

다음날 아침 둘은 서로 사랑함을 드러낸다. 그리고, 달콤한 사랑의 시작.

둘이 사랑을 해가는 모습은 둘이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그러했듯이 정말 평범하고 현실적이다.

점점 서로의 편안함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고, 마치 은수가 매일 끓여먹는 라면처럼 상우도 그런 존재가 되간다.

집에 가면 늘 있고, 배고픈 몸과 마음을 채워주고, 언제든 아쉬울 때 돌아보면 그 자리에 있어주는.


은수에게 상우가 너무도 익숙하고 편안한 '라면'같은 존재였던 것에 비해 상우에겐 은수가 '바람'이였다.

갈대밭을 정신없이 흔들어놓는 바람처럼 상우의 마음은 은수와의 사랑때문에 정신없이 흔들렸다.

통째로.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말하는 상우는 화도 내지 않고 그 말을 한다.

그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상우에게 은수와 함께 찾아온 사랑은 그렇게 변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것이었다.

바람이 불고, 멈추었다가 또 다시 불고, 언제나 그렇게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는 것처럼.


함께 살고 싶다는, 평생을 그렇게 함께하고 싶다고 은연중에 마음을 내비친 상우의 말에

은수는 '나 김치 못해'라고 말하고, 상우는 '내가 해주면 되지. 내가 해줄께'라고 말한다.

상우는 늘 제 시간에 일어나서 김치와 국과 밥을 챙겨먹고, 은수는 몇 번 만나지 않은 남자와 쉽게 잠자리에 든다.

그렇게 다른 두 사람의 사랑이 상우에겐 '네가 못하는 김치를 내가 해 주면 돼'는 것처럼

서로 맞춰 영원히 지속해 나갈 수 있는 것이었고,

은수에겐 '이러지마'라는 말처럼 부담스럽고 거추장 스러운 것이었다.

그냥 또 문득 상우가 생각이나서 상우를 찾아온 은수.

꼬박 4계절을 은수와의 사랑때문에 아파온 상우에게 이제 그녀는 더이상 영원할 사랑이 아니다.

갈대밭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그져 스쳐지나갔던 씁쓸한 사랑이다.

사랑은 변한다는 것을 깨닫는데 꼬박 4계절이 걸렸지만,

그렇게 인정하고 나니 상우는 비로소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된다.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 마음이 저려 오는 건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와서 슬프기 때문일거야, 아마도.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영화 엔딩에서 조용히 흘러나오는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출처 : 늙은 빈수레
글쓴이 : 노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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