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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영남의 산 영암산~선석산(1)
최두호
2017. 11. 20. 17:26
- [주말산행코스] 영남의 산 영암산~선석산
- ( 영암산~선석산 784m~742.4m·경북 칠곡 )
- 골산과 육산을 동시에 경험…금오산 남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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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군 북삼읍과 성주시 초전면, 김천시 남면의 경계에 자리한 영암산(鈴岩山·784m)은 이 지역의 사람들만 가끔 찾을 뿐 널리 알려진 산은 아니다. 이는 인접한 북쪽에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공원인 금오산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영암산은 결국 금오산의 유명세에 눌려 가려져 있었던 것.
- ▲ 영암산이 바위와 벼랑으로 이뤄진 골산이라면 선석산은 부드럽고 넉넉한 육산이다.
- 금오지맥의 가지를 이루며 남동쪽으로 선석산(742.4m), 비룡산(546m)으로 뻗어가는 지능선을 형성하는 영암산은 이름에서 방울(鈴)과 바위(岩)에서 비롯된 산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방울바위산 또는 방울암산으로 부르고 있다. 이는 성주쪽에서 바라보면 3개 바위봉우리로 이뤄진 정상부가 흡사 방울을 닮았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일부에서는 매달린(懸) 방울(鈴)을 뜻하는 현령산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금오동천이 자리한 북삼면 사람들은 바위산인 금오산의 남쪽에 있는 산이라 하여 바우남산이라 부른다. 이밖에도 바울암산, 바우암산 등으로 불리는 이 산은 모두 순우리말인 방울바위산에서 파생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미타암~영암산~선석산~시묘산 종주코스
이번 등로는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칠곡군 약목면을 기점으로 보손동~미타암~영암산 동릉~북봉~남봉 정상~중리지 갈림길 안부(잘록이)~선석산~시묘산을 거쳐 신유 장군 유적지를 날머리로 삼았다.
약목면 소재지에서 김천으로 가는 4번 국도를 따라 택시로 10분쯤 되는 거리의 길 왼편에 미타암을 가리키는 입간판이 있다. 산행은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시멘트도로를 따르면 길 왼편에 가정집 같은 미타암을 두고 제법 널찍한 산길로 접어든다. 길가에 보손지 표석을 볼 수 있지만, 보손지는 물이 고인 저수지가 아니라 홍수나 산사태 방지를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사방댐이다.
곧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편 길로 5분 정도면 중리지다. 저수지 옆 갈림길 팻말(영암산 2.4km, 영암산 2.8km)에서 우측 능선길로 접어들면 짙은 소나무숲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처음부터 올려치던 산길은 10여 분이면 경사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임도를 건넌다. 속옷이 땀에 후줄근하게 젖을 무렵 숲속을 벗어나면서 암릉길이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1시간쯤 올라야 한다.
- ▲ (1) 영암산 동릉은 아기자기한 암릉에 조망이 좋아 북삼읍내와 농촌 전경이 잘 드러난다. / (2) 아담한 돌탑과 함께 정상표석이 자리하고 있는 남봉. / (3) 중리지 옆 갈림길에서 팻말이 가리키는 2.4km는 동릉을 따라 오르는 길이다. /(4) 선석산 능선길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뒤섞여 햇빛이 차단된 숲길로 철쭉군락지다.
- 이 산은 이름 그대로 바위로 형성된 골산이다. 특히 눈앞에 올려다보이는 암릉은 이 산의 옹골찬 골격을 이루는 근간이라 할 수 있겠다. 크게 위험하지 않는 바위를 붙들고 이리저리 돌아 오르는 재미는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백미가 아닌가 싶다.
깎아지른 벼랑에 설치된 로프를 붙들고 올라서면 세 바위봉으로 이뤄진 영암산의 모습이 또렷하다.
아기자기한 암릉을 뒤로하고 올라서면 영암산 북봉(북봉, 중봉, 남봉은 필자가 임의로 붙임)이다. 세 바위봉우리 중 지형도에 표기된 상봉이지만 아무런 표시물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잡목들로 둘러싸인 일반적인 봉우리로 조망마저도 시원찮다. 여기서 북서쪽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신거리고개에 이르고, 선석산 방향은 왼편의 바위봉으로 이어진다. 북봉에서 중봉을 거쳐 정상표석이 서있는 남봉까지는 양편이 바위벼랑을 이루고 있어 약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남봉에 올라서면 아담한 돌탑과 함께 정상표석이 자리하고, 운치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다. 사방이 시원스럽게 트인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압권이다. 성주에서 김천쪽으로 이어지는 중부내륙고속도로의 공사가 한창이다. 성주군 초전면 일대의 비닐하우스 단지는 한낮의 햇빛을 받아 넓은 호수를 연상케 한다. 비닐하우스 단지 너머로 가야산이 솟아 있고, 시계방향으로 대덕산, 민주지산, 삼도봉, 황악산을 잇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아슴푸레하게 스카이라인을 이룬다.
여기서 선석산까지는 1시간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널찍한 바위를 지나면 로프를 붙들고 내려가는 암벽지대다. 곧이어 또다시 로프가 걸린 바위를 내려서면 눈앞에 암릉이 나타난다. 이 암릉을 넘어서면 세 번째 로프가 걸린 바위벼랑이다. 이곳은 이때까지와는 달리 제법 고도감이 느껴지는 곳으로 초보자들은 반드시 암릉 직전에서 오른편 우회로를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 암벽지대를 통과하면 경사가 가파른 내리막 숲길이다. 곧 안부인 잘록이에 갈림길 팻말이 서있다. 다시 500m 정도 더 진행한 곳에도 이정표가 있는데, 보손지라고 가리키는 곳은 중리지의 등산로 입구를 말한다.
이제부터 선석산까지는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이다. 산등성이를 비켜 오른편 산허리를 에돌아 이어지는 산길은 수목으로 뒤덮인 숲길이다. 성주군과 칠곡군의 경계선을 따르는 이 산길은 영암산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영암산이 날카로운 바위와 벼랑으로 이뤄진 골산이라면 선석산은 부드럽고 넉넉한 육산의 면모를 지녔다. -
- ▲ 신유 장군 유적지는 조선시대 무장을 모시는 사당이다.
- 별로 힘들이지 않고 여유롭게 올라선 선석산 정상은 널따란 쉼터를 제공한다. 둘레에 큰 나무들이 많아 조망은 좋지 않지만 주변은 넓고 편평하다. 선석산(禪石山)은 이 산자락의 성주군 월항리에 있었다는 옛 절 선석사(禪石寺)에서 유래한다. 절 아래편에는 육관도사 손석우씨가 우리나라 30대 명당으로 지목한 세종대왕 왕자들의 태실지가 있다.
그런데 정상표석에는 누진산(樓鎭山)으로 표기돼 있어 의아하다. 칠곡이나 성주의 지명에서 서진산(棲鎭山)으로 표기된 문헌은 많은 편이지만, 그 유래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누진산은 그 근거가 어디에도 없다. 이는 한자인 루(樓)와 서(棲)가 서로 비슷한 글자인 관계로 잘못 쓰는 우를 범하지 않았나 싶다.
어쨌든 국립지리원 지형도에도 선석산으로 표기돼 있다. 또 옛 문헌인 신증동국여지승람 제28권 성주목 산천조에는 ‘주 북쪽 28리에 있다. 세조의 태를 봉안하였다’고 기록돼 있다. 잘못된 표석과 이정표 등은 하루 빨리 정리해 이 산을 찾는 사람들이 혼동을 일으키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선석산은 남동쪽의 비룡산과 동쪽의 시묘산으로 산길이 나눠지는 갈림목이다. 이제 동쪽으로 뻗은 능선을 따라 시묘산으로 향한다. 시묘산은 지형도에 표기돼 있지는 않지만 신유 장군 유적지 북쪽의 366.9m봉을 일컫는다. 시묘산으로 향하는 산길은 구불구불한 능선으로 연결되지만 고만고만한 봉우리 몇 개를 오르내려야 한다. 15분쯤 지나면 금오산이 바라다보이는 전망 좋은 마당바위를 만난다. 여기서부터 얼마동안은 하늘을 가린 수목들로 주변 전망은 기대하기 어렵다.
사거리 안부를 지나면 가끔 갈림길을 만나지만 능선길로 진행한다. 한 굽이 산길을 올려칠 즈음 산허리를 가로질러 나아가면 송전탑이 흉물스럽게 자리한다. 여기서 15분이면 능선 상에 쌓아놓은 돌탑이 있고, 발아래로는 북삼 일대와 약목 일부가 훤하게 보인다.
- ▲ 옛절 선석사에서 유래한 선석산 정상.
- 다시 10분 뒤면 이정표가 있는 안부 갈림길. 곧장 통나무 계단길로 오르면 체육공원을 만나고 된비알의 산길을 왼편으로 돌아 오르면서 봉분이 커다란 묘지가 있다. 다시 한 굽이 내려섰다가 올려칠 즈음 길가에 길원지(吉原地)라 새겨진 뜻을 알 수 없는 표석을 지나 왼편으로 오르면 시묘산 정상이다. 잡목에 가린 산정에는 삼각점(선산 45, 1982 복구) 외에는 별다른 시설물이 없을뿐더러 주변 조망도 시원찮다. 시묘산(侍墓山)의 시묘는 부모가 돌아가면 3년간 묘 옆에 여막을 짓고 묘지를 돌보는 시묘살이를 일컫는다. 이 산은 이와 같은 내력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행방향으로 곧장 내려서면 시묘샘 팻말을 볼 수 있고, 신유 장군 유적지까지는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데,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하산 후 알게 된 사실은 능선 갈림길에서 200m 떨어진 헬기장에 시묘산 표석이 있다는 것이다.
도기념물 제38호인 신유 장군 유적지(申瀏將軍遺蹟地)는 조선시대 무장을 모시는 사당이다. 장군은 1619년(광해군 11) 이 고장에서 태어나 27세 때 무과에 급제, 1658년(효종 9) 청의 요청에 의해 원군을 이끌고 만주로 원정하였다. 청 군사들과 함께 송화강과 흑룡강이 만나는 곳에서 스테파노프 장군이 이끄는 러시아군과 접전을 벌여 대승을 거두는 전과를 올렸다. 이를 조선의 제2차 나선정벌(羅禪征伐)이라 하는데, 장군은 이 전투의 기록을 북정일기에 남겼다. 그 뒤 경상우수사, 전라좌수사, 경상좌도와 황해도 병마절도사, 포도대장 등을 지냈다.
주차장 옆에는 약목면 복지회관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별로 사람이 없지만 벚꽃이 활짝 피는 봄이면 지역학생들의 교육장소로, 또 연인들은 데이트장소로 많이 찾는다고 한다. 여기서 버스 정류장까지는 도로를 따라 20분이면 닿는다.
교통
영암산 산행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일단 경부선 열차(1일 49회 운행)를 이용, 구미·왜관·김천역에서 하차하는 것이 편리하다. 구미역에서 왜관역을 오가는 시내버스 1번, 111번(구미버스 054-481-7728·일선교통 054-452-2528)은 1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약목면 소재지를 경유한다. 약목 정류장(054-975-6219)에서 산행들머리인 보손동 미타암 입구까지는 택시(약목 개인택시 054-977-7777)로 이동해야 한다.
선석사를 산행 들머리로 할 경우에는 성주(공용버스정류장 054-933-1208)에서 1일 5회(06:40, 10:10, 12:00, 17:00, 19:40) 운행하는 인촌행 군내버스가 있다. 선석 마을에서 성주로 나오는 버스 시각은 성주발 버스시각에 30분을 더하면 된다.
신거리고개(월명성모의집)는 김천(공용버스터미널 054-432-7600)에서 성주를 오가는 시외버스(1일 12회 운행, 1시간 간격)를 이용하면 된다. 대구 북부시외버스정류장(053-357-1851~3)에서 약목을 경유하는 시외버스가 06:30~22:30까지 수시로 운행되고 있다.
숙식(지역번호는 054)
약목면에도 숙식이 가능하지만 구미, 왜관, 김천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것이 좋다. 이곳들은 모두 깨끗한 숙소를 잡을 수 있고,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식당이 많기 때문이다. 왜관역 옆골목에는 고궁(974-0055)이라는 꽤 알려진 순대국밥 전문점이 있다. 날머리인 신유 장군 유적지에서 시내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가면 양지마을 그 집(975-9969·뚝배기돌솥비빔밥, 불고기정식)과 돼지갈비 전문인 희원숯불촌(974-4444)이 있다. 약목면 소재지에는 식당이 여럿 있으며, 약목면 관호리에 운성장(972-3222) 여관이 있다.
필자 프로필
88년 눔부르봉(6,954m) 등반,
98년 낙남정맥, 2001년 낙동정맥, 2002년 백두대간, 2004년 낙남정맥 완주. 91년 부산시산악연맹 우수 산악인상 수상, 99~2003년 석봉산악회 회장 역임.
현 부산시산악연맹 부회장. 저서 <영남알프스>.
/ 글 사진 황계복 부산시산악연맹 부회장
들머리 4번 국도상의 미타암 입구에 도착한다.
영암산 등산로.
출처 : 늙은 빈수레
글쓴이 : 노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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