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호서의 산 낙영산~무영봉
- [주말산행코스] 호서의 산 낙영산~무영봉
- ( 681m~740m·충북 괴산 )
아름다운 그림자가 물에 비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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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땅의 청천면 일대에는 아름다운 산들이 많다. 도명산 조봉산 가령산 등 아름다운 산들이 낙영산을 중심으로 사방에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은 이 산들이 모두 이름이 있지만, 원래는 이 일대의 산들을 모두 낙영산이라 했다.
낙영산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신라 진평왕 때 중국 당나라 고종의 세숫물에 신비한 산수 절경이 비추었다. 고종은 이 절경을 찾으려 중국 천하를 뒤졌으나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자승이 나타나 그 산은 신라국에 있다고 알려 주었다. 당 고종은 신라에 사신을 보내 찾게 했으나 신라에서도 그 산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던 차에 한 도승이 낙영산이 있는 곳을 알려주었다 한다. 그래서 산의 이름을 아름다운 그림자가 떨어져 비추었다는 뜻으로 이름을 낙영산(落影山)이라 했다는 것이다.
낙영산 일대는 속리산 국립공원 영역이다. 낙영산 주위에 있는 도명산 조봉산 가령산 백악산까지 모두 기암괴봉이 많고 곳곳에 우뚝한 큰 바위봉우리가 솟아있으며, 대암벽이 자리 잡고 있어 장엄하고 경관이 좋다. 이 가운데 낙영산과 무영봉 일대는 주산답게 바위봉우리와 거대한 암벽들이 빼어나게 아름답다.
- ▲ 바윗길을 걷고 있는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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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줄기는 숲도 울창하고 골짜기 개울도 맑고 아름답다. 특히 도명산 낙영산 가령산 아래를 흐르는 화양동천은 옛부터 이름난 계곡으로 알려져 있다. 또 낙영산에서는 주위 산들은 물론 천황봉에서 상학봉까지 이어지는 속리산 줄기의 조망이 좋다.
더 하나 낙영산이 좋은 점은 낙영산에서 무영봉 조봉산 도명산 가령산은 물론 백악산을 잇는 산행이 좋고, 화양동으로 내려서기에도 편리한 것이다. 이 큰 매력 때문에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낙영산에서 도명산 또는 가령산을 잇는 산행을 즐기고 있다.
낙영산의 남쪽 대암벽 아래 옛절 공림사가 자리잡고 있다. 공림사는 신라 경문왕 때 자정선사가 창건한 절로 자정법사의 법력이 뛰어나 경문왕이 국사의 칭호를 내리고 절 이름을 공림사라 지어주고 현판까지 내렸다 한다. 한 때 법주사보다 더 번창했으나 여러 차례의 환란을 겪으며 불타 버렸다. 지금은 크게 중창되어 있어서 옛 모습 못지않게 당당하다.
신선대 줄기의 주봉인 해발 740m인 무영봉을 낙영산이라 표기해 놓은 지도도 있고, 그 높이가 681m와 684m, 무영봉은 740m와 742m 등 각각이다. 여기에서는 월간山 2005년 8월호 특별부록 백악산 지도를 표준으로 하였다. 무영봉이라는 이름도 다른 데에는 없다.
낙영산과 무영봉을 잇는 공림사 원점회귀산행
낙영산의 매력을 잘 알고 있는 몇 사람이 낙영산 산행을 하기로 했다. 대전등산연합회 원성연 부회장을 비롯해서 계룡산행회 백영준 회장, 박종철 운영위원장, 최윤정 총무, 회원 정진용 이난희 김연임씨와 유성여성산악회 엄은영 회장이 일행이 되었다.
우리는 승합차로 산행 들머리가 되는 공림사로 갔다. 공림사 경내의 고목들은 공림사의 관록을 말해주는 듯했고, 새로 세운 법당 앞의 훌륭한 탑은 공림사의 새 모습을 자랑하는 듯했다.
우리는 절 뒤로 올려다보이는 낙영산을 확인한 뒤 왼편 섬목골에 들어섰다.이 섬목골 위의 잘록이가 절고개다. 절고개는 낙영산과 조봉산쪽 쌀개봉 사이의 고개로 돌로 쌓은 산성터(미륵산성)가 뚜렷이 남아있다. 이 절고개는 동으로 조봉산, 북으로 도명산, 동으로 낙영산, 남으로 공림사로 갈 수 있는 사거리다.
이 고개에서부터 낙영산으로 오르는 길은 그리 가파르지 않다. 고개에서 낙영산 주봉을 거쳐 조금 더 나아가면 산줄기는 헬기장에서 뚝 떨어져 잘록이(무영봉 고개)로 가라앉는다. 그래서 여기 낙영산은 절고개에서 무영봉 아래 잘록이까지라 할 수 있다. 이 낙영산 줄기에서 낙영산 주봉 일대와 거북바위 토끼바위 일대 두 곳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 ▲ 1 신선대 전경. 2 벼랑 위의 괴송과 미녀. 3 거대한 바위벼랑을 배경으로 벼랑 끝에 선 백영준, 원성연, 엄은영 회장. 4 낙영산에서 본 속리산 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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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곳 모두 굵은 소나무와 어우러져 있고, 기묘한 큰 바위들이 연이어 있으며, 공림사쪽으로는 엄청난 벼랑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거북바위와 토끼바위는 보기에 따라 코끼리바위가 될 수 있고 돼지로도 보인다. 두 곳에서는 멀리 보면 천황봉에서 상학봉까지 속리산 줄기가 눈에 잡히고 내려다보면 절벽 아래 공림사가 보인다.
우리는 거북바위 아래 반석에서 이난희씨가 차려온 더덕구이 등 푸짐한 점심을 먹었다. 이난희씨 자신은 일행들에게 반찬을 챙겨 주노라 밥도 먹지 못하고 있었다.
도명산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면 곧 헬기장이다. 헬기장에서 공림사로 곧장 내려가는 길이 있다. 이 길은 조망대 등 바위벼랑을 지나는 길이 좀 어렵지만 주봉과 공림사 사이 대암벽을 건너다보는 멋이 좋고, 공림사까지 가깝기도 해서 많이 이용된다.
일행 중 박종철 최윤정 이난희씨는 여기서 공림사로 내려가고 나머지 여섯 사람은 가파른 비탈길로 잘록이에 내려섰다가 또 힘겹게 무영봉으로 올랐다. 우리는 신선대 줄기(570m봉 줄기)로 갈라지는 삼거리까지 나아갔다가 다시 무영봉을 거쳐 잘록이로 내려와 골짜기 길로 해서 공림사에 돌아갔다.
10년도 넘는 옛날 나와 산벗 몇이서 무영봉에서 신선대 줄기를 타고 끝봉까지 갔다가 도명산과의 사이 골짜기로 내려가 화양동으로 빠진 일이 있었다. 삼거리에서 헬기장까지는 평범한 등성이 길에 지나지 않지만 헬기장에서부터 559m봉~570m봉(신선대 줄기 상봉~신선대(489m)로 이어지는 등성이는 그야말로 절경의 연속이었다. 봉우리 하나하나가 모두 우뚝 솟은 바위봉우리로 양편 또는 삼면이 깎아지른 하얀 바위벼랑으로 되어 있고 굵은 소나무들이 어울려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 놀라운 경관을 말과 글로 나타낼 수 있는 재주가 내게는 없었다.
- ▲ 1 낙영산 고스락에서의 기념사진. 2 공림사 위로 낙영산 줄기가 보인다. 3 널찍한 반석 아래는 깎아지른 벼랑이다. 4 거북바위 목에 올라선 원성연 회장과 엄은영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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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들을 잇는 등성이도 좌우가 깎아지른 벼랑이고, 그 위는 반석을 이루고 있고 굵은 소나무가 많아 무척 멋이 있었다. 489m의 신선대는 이 산줄기에서 가장 훌륭한 곳이다. 앞과 양면이 까마득한 바위절벽으로 되어 있고 위가 넓은 반석으로 되어 있으며, 노송까지 어우러져 있다. 그 위에 서면 바로 신선이 따로 없다.
내려가는 길은 뚜렷했지만 잘 살펴야 했다.570m봉에서 신선대로 나아가는 길과 신선대에서 끝봉으로 가는 길, 그리고 신선대에서 골짜기로 내려서는 길 등 세 길은 봉우리에서 100여m 가까이 되돌아가 도명산쪽 비탈의 벼랑 아래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신선봉 등 봉우리들의 앞쪽이 크나큰 바위벼랑으로 거기에 길이 없기 때문에 뒤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끝봉에서 골짜기로, 또 신선대에서 골짜기로 하산하는 길은 좋았었다. 골짜기에서 개울을 따라 내려가면 쉽게 학소대 옆 화양천을 건너는 다리에 이를 수 있다.
그 때도 559m봉~570m봉~신선대 일대가 군대 유격훈련장으로 되어 있어 여러 시설이 있었다. 그러나 이 산줄기에 접근을 금지하거나 출입을 막는 안내판이나 경고판은 전혀 없었다. 이 날도 신선대 줄기로 들어가는 삼거리까지 가보았으나 출입금지에 관한 아무런 표지가 없었다.
속리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나 괴산군청은 낙영산의 출입은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영봉까지를 낙영산으로 알고 있고, 무영봉 자체도 공식 이름이 아니어서 그 아름다운 신선대 줄기 출입은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리송할 뿐이다.신선대 줄기의 절경을 보려면 그곳에 출입이 가능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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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길잡이(마패봉 포함)
○절고개길 공림사~절고개~고스락~거북바위~도명산 갈림길~헬기장~바위벼랑(조망대)~공림사,또는 헬기장~잘록이~골짜기~공림사.
○절고개길의 역순
○신선대길 낙영산~헬기장~무영봉 고개(잘록이)~무영봉~신선대 줄기 갈림길 삼거리~헬기장~559m봉~570m봉~신선대~끝봉~도명산 사이 골짜기~화양동 학소대 다리.*헬기장에서 559m봉으로 오르지 않고 도명산과의 사이 골짜기로 바로 내려서는 길도 있으며, 신선대에서 끝봉까지 가지 않고 바로 도명산과의 사이 골짜기로 내려서는 길도 있다.
○신선대길의 역순
신선대와 낙영산을 거치는 길은 최소 4시간이 걸린다. 이 길은 유격대 훈련장으로 되어 있다. 출입이 가능한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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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괴산군 청천면을 거점으로 하는 것이 편리하다.
공림사 방면-괴산군 청천면 소재지에서 37번 국도를 타고 화북 방면으로 가다 사담에서 공림사 안내판을 보고 개울을 따라 들어가면 공림사 주차장이 나선다.
화양동 방면-청천에서 37번 국도를 타고 가다 금평에서 32번 지방도에 들어서면 화양동 들머리에 이르게 된다.
공림사 들머리의 사담이나 화양동까지 괴산 군내버스가 왕래한다. 화양동은 군내버스는 물론 청주에서 많은 직행버스가 왕래하고 있다. 공림사나 화양동은 상주나 문경쪽에서 갈 수도 있다.
/ 글·사진 김홍주 소산산행문화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