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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고구려·신라' 삼국(三國)의 역사를 이어온 계족산 [매일신믄]

최두호 2018. 6. 8. 10:17

 

'백제·고구려·신라' 삼국(三國)의 역사를 이어온 계족산

백제 부흥군 한 맺힌 '닭발산' 맨발걷기 황톳길로 사랑 듬뿍

 

2018 계족산 맨발축제에 참여한 가족 관광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맥키스컴퍼니 제공   

2018 계족산 맨발축제에 참여한 가족 관광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맥키스컴퍼니 제공

 

2018 계족산 맨발축제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맥키스컴퍼니 제공2

 018 계족산 맨발축제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맥키스컴퍼니 제공

 

계족산(鷄足山)은 대전의 대표 명산 중 하나이다.

계족산은 대전시 동쪽 외곽에 자리잡으며 삼국(三國, 백제‧고구려‧신라)의 역사를 이어온 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족산의 '계'자는 '닭 계(鷄)'자다. 사전적 의미로 보면 이 산은 닭의 다리라는 뜻을 품고 있다.

산 중턱의 순환 임도가 닭의 다리를 닮았다고 닭다리산 또는 닭발산이라고 불렀다.

이 산의 높이는 해발 423.6m이다.

충남 공주와 대전을 잇고 있는 계룡산(鷄龍山‧높이 845m)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아름다운 숲과 골짜기 등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계족산 정상에는 백제시대 당시 돌로 쌓은 계족산성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사적 제355호인 계족산성은 테뫼형 산성으로 현존하는 성벽의 안쪽 높이는 3.4m, 외벽 높이는 7m,

상부 너비는 3.7m의 규모를 자랑한다.

백제가 멸망한 뒤 백제 부흥군이 계족산성을 근거지로 해 신라군의 진로를 차단하기도 했고,

조선 말기 동학 농민군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계족산에 전국의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이 산에 조성된 황톳길 때문일 것이다.

황톳길은 정상까지 구불구불 이어진다. 산허리를 따라 조성된 황톳길은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을 비롯해 연세가 지극한 노인들도 오를 수 있다.

황톳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발 밑으로 보드라운 흙의 감촉이 그대로 느껴진다.

비가 오고 난 뒤에는 황토의 부드럽고 찰진 느낌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한다.

황톳길은 장동산림욕장 입구-원점 삼거리-임도 삼거리-절고개 삼거리-원점 삼거리-장동산림욕장 입구로 이어진다.

총 14.5㎞로 넉넉하게 5시간 정도면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황토를 밟아보자.

계족산 정상에 위치한 계족산성. 대전 대덕구 제공

 계족산 정상에 위치한 계족산성. 대전 대덕구 제공

 

◆.삼국(三國)의 역사 간직한 계족산성

계족산성은 백제와 고구려, 신라의 역사를 이어온 성곽이다.

근대도시로 성장한 대전은 과학도시, 교통도시 이전에 성곽(48개)이 많은 도시로 알려져있다.

이러한 성곽 중에서 유일하게 복원을 시작한 계족산성이 형체를 드러내면서

고대 한국역사의 중심인 삼국사(三國史)를 이해하는데 가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이중환 택리지에서 '대를 이어 살만한 고장 충청도' 가 바로 성곽을 중심으로 한 계족산 자락으로,

삼국의 역사를 이해하고 교육하는데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되고 있다.

계족산 정상에 위치한 봉황정. 대전 대덕구 제공

 계족산 정상에 위치한 봉황정. 대전 대덕구 제공

 

계족산성은 계족산 정상부에서 북동쪽으로 길게 발달된 능선을 따라 약 1.3㎞ 지점에 있는

봉우리(해발 431m)위에 축조됐다.

산성에 올라서면 동쪽으로는 대청호 건너편으로 충북 옥천군이, 북동쪽으로는 충북 보은군 지역이 조망된다.

성의 둘레는 약 1037m로 지역의 산성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역사적으로 계족산성은 회덕이 우술군에 소속된 이래로 백제의 중요한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했다.

백제가 멸망한 직후에도 백제부흥군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됐다는 설이 흐르고 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는 당시 백제부흥군의 요충지인 옹산성과 우술성을 함락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옹산성과 우술성은 같은 시기에 함락되고 수천 명이 희생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옹산성 전투에 참여한 품일(品一)장군은 우술성 공격 시에도 지휘를 맡아 백제군 1000명을 사살하고

달솔(達率), 조복(助服) 등으로부터 항복을 받았다.

이 기록에 나타나는 옹산성은 계족산성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당시 전투상황은 삼국사기에 기록돼있는데 옹산성을 포위한 김유신 장군은 성을 함락하기 전에 사람을 보내어

"항복하여 목숨을 보전하고 부귀를 기약하라"고 전했지만

백제 부흥군은 "싸우다 죽을지언정 신라군에게는 항복하지 않겠다"며 임전의지를 다졌지만

수천 명이 사살당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백제 민초들의 넋이 깃든 중요한 유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민들의 힐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계족산 황톳길'

계족산에 마련된 황톳길. 맥키스컴퍼니 제공

 계족산에 마련된 황톳길. 맥키스컴퍼니 제공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숲속 맨발걷기'라는 독특한 테마를 갖고 탄생한 계족산 황톳길은

대전 대덕구 장동 삼림욕장부터 임도를 따라 총 14.5㎞ 구간에 조성돼 있다.

이 곳은 봄부터 가을까지 맨발 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드러운 황토가 발바닥을 포근하게 감싸주기 때문에 발 마사지는 물론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서

삼림욕까지 한꺼번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주말(토‧일요일 오후 3시)마다 열리는 맥키스오페라 뻔뻔한클래식 공연 등

다채로운 콘텐츠까지 더해지면서 계족산 황톳길은 시민들의 문화‧힐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말이면 젊은 연인과 가족 단위 등산객 등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계족산 산신제길. 대전 대덕구 제공

 계족산 산신제길. 대전 대덕구 제공

 

2006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계족산 황톳길은

지역 향토기업인 맥키스컴퍼니 조웅래 회장의 아주 우연한 계기와 배려에서 시작됐다.

조 회장은 평소 즐겨 찾았던 계족산에서 지인들과 함께 걷던 중 불편한 하이힐을 신은 여성에게

자신의 운동화를 벗어주고 양말만 신은 채 자갈길을 걷게 됐다.

맨발로 한참을 걸은 조 회장은 발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그날 저녁 하체가 따뜻해지고 머리가 맑아져

오랜만에 숙면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후 더 많은 사람들과 맨발 걷기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전국의 질 좋은 황토를 구입, 계

족산에 황톳길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황톳길 조성을 시작으로 매년 5월, 계족산 숲속 황톳길을 맨발로 걷거나 달리는 마사이마라톤은 2011년 이후

문화예술까지 어우러진 '계족산 맨발축제'로 발전됐다.

올해 13년째 행사가 성료됐다.

또 맨발걷기문화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에코힐링 캠페인'이 열리고

 2007년부터는 계족산에서 맨발걷기와 더불어 숲속음악회를 열어 누구나 수준높은 문화공연을 무

료로 숲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연 속에서 사람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져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계족산 전경. 대전 대덕구 제공

 계족산 전경. 대전 대덕구 제공

 

지난달에는 2018년 계족산 맨발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축제는 지난달 12, 13일 열려 지역민을 비롯한 가족, 단체, 외국인 등 관광객 4만여 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계족산 맨발축제가 전국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세계 14개국 주한대사가 방문하기도 했다.

계족산을 찾은 주한대사는 스페인, 불가리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볼리비아, 미얀마, 과테말라, 필리핀,

에콰도르, 리비아, 멕시코, 투르크메니스탄, 네팔, 키르기스스탄 등 총 14개국이다.

이들은 계족산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맨발로 황톳길을 걸었다.

주한대사들에게 대전의 관광자원을 알리는 동시에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계족산 황톳길은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대전의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 100선', '5월에 꼭 가 볼만 한 곳',

 

여행전문기자들이 뽑은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전일보 이호창 기자]



#.[봄 여행주간] 맨발로 만나는 산, 대전 계족산 황톳길



계족산에 조성된 14,5km 황톳길 남녀노소 무료 입장
맥키스컴퍼니의 공유가치 창출 활동의 일부
매주 주말 열리는 뻔뻔한 클래식부터 이달 열리는 맨발축제까지
대전 계족산 둘레길에는 14.5km의 황톳길이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대전 계족산 둘레길에는 14.5km의 황톳길이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여행스케치=대전] 대전 계족산에는 산을 빙 둘러 걷는 둘레길이 있다. “둘레길은 우리 동네에도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의 둘레길은 조금 특별하다. 14.5km의 맨발로 걷는 황톳길이 있기 때문. 

‘계족산 황톳길’이라는 명칭 때문에 둘레길 전체가 황토로 덮여있는 것은 아닐까 했지만 반은 황톳길, 반은 신발을 신고 걸어야 하는 일반길이다. 덕분에 황톳길을 걷고 싶은 아내와 일반 둘레길을 걷고 싶은 남편이 손을 잡고 함께 걸을 수도 있다. 

볼을 꽁꽁 얼렸던 매서운 꽃샘추위 뒤에 찾아온 봄 날씨가 유난히 부드럽게 느껴진다. 발을 감싸고 있던 양말까지 벗어던지자 시원하다. 집 안도 아닌데 맨발이 되는 기분은 나쁘지 않다. 어린아이가 되어 장난치는 기분까지 들 정도. 

대한민국 관광 100선에 3회 연속 뽑힐 정도로 아는 사람은 다 이는 이곳은 옛 선양, 현재는 맥키스컴퍼니로 이름으로 불리는 소주 회사의 조웅래 회장이 조성한 곳이다. 

2006년 지인들과 계족산 등산을 나섰다가 하이힐을 신고 온 여성에게 자신의 신발을 벗어주고 그는 맨발로 계족산을 올랐다. 그날 이후 몸에 찾아온 좋은 변화를 느낀 그는 이런 경험을 다른 사람들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계족산을 둘러싼 14.5km의 길에 황토를 뿌렸다.

맨발로 걸어야 하는 황톳길 입구, 돌아올 주인을 기다리는 신발들이 보인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맨발로 걸어야 하는 황톳길 입구, 돌아올 주인을 기다리는 신발들이 보인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착 달라붙는 느낌이 예술, 맨발로 느껴보는 황톳길
주차장을 기준으로 3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장동산림욕장 입구는 계족산 황톳길의 시작점이다. 황톳길 안내판 뒤쪽을 살짝 보니 사람들이 벗어둔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맨발로 길을 떠난 주인을 기다리는 모습이 귀엽


붉은 빛을 띠는 갈색 황토 바닥을 맨발로 딛자 시원함에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걸을 때마다 발바닥에 부딪히는 생소한 느낌이 재밌다. 작은 나뭇가지와 돌을 시작으로 폭신폭신 물기를 머금은 황토까지 다양한 것들이 밟히며 자연스럽게 지압이 된다. 물기를 머금고 있어 발바닥에 찰싹찰싹 달라붙는 느낌이 매력적이다. 매일 흙을 갈아엎기 전 길을 한 번 쓸기 때문에 큰 나뭇가지나 돌에 발 다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온 가족이 걸어도 좋은 황톳길. 아이를 목마태운 부부가 앞서 걷는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온 가족이 걸어도 좋은 황톳길. 아이를 목마태운 부부가 앞서 걷는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이정행 맥키스컴퍼니 홍보팀 대리는 “왜 소주회사에서 이렇게 까지 길을 관리하는지 많이들 물어 본다”며 “황톳길 조성은 맥키스컴퍼니의 공유가치 창출을 위한 활동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대전⦁충청권에 본사를 둔 회사의 술을 구매하는 지역 소비자들에게 보답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정행 대리는 “이곳을 함께 즐기면서 나중에 맥키스의 술을 소비해주시면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인다. 

매주 주말 열리는 '뻔뻔한 클래식'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펼친다. 관객들의 반응은 굉장하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매주 주말 열리는 '뻔뻔한 클래식'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펼친다. 관객들의 반응은 굉장하다. 사진 / 김세원 기자

fun fun 하다고? 아니 뻔뻔한 사람들이 하는 공연!
입구에서부터 20분, 숨을 고르며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놀이터와 가파른 오르막길을 지나자 이곳을 찾았다면 꼭 보고 가야 할 ‘fun fun한 클래식(이하 뻔뻔한 클래식)’ 공연이 펼쳐지는 공연장이다. 뻔뻔한 클래식은 맥키스에서 주관하는 공연으로 황톳길에서는 매주 주말 오후 2시 30분에 공연을 한다.




쫀득쫀득한 황토 감촉이 좋습니다.



발씻는 곳


뻔뻔한 클래식 공연장 앞 세족장. 사진 / 김세원 기자
뻔뻔한 클래식 공연장 앞 세족장. 사진 / 김세원 기자
공연 관람 전 사랑의 엽서를 적고 있는 황톳길 방문객. 사진 / 김세원 기자
공연 관람 전 사랑의 엽서를 적고 있는 황톳길 방문객. 사진 / 김세원 기자
공연장 앞에서 황토 발 도장을 찍을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공연장 앞에서 황토 발 도장을 찍을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공연을 보기 전 황토가 묻은 발을 닦고 싶다면 공연장 앞에 있는 세족장에서 발을 닦으면 된다. 공연장 앞에는 세족장을 비롯해, 사랑의 엽서 보내기, 맨발도장찍기 등의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 이곳에 도착했다면, 다양한 체험을 하거나 미리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레길에서 하는 공연 반응이 얼마나 좋겠어?’ 싶었다면 아마 제대로 놀라게 될 터. 이 대리는 “뻔뻔한 클래식의 반응은 한마디로 말해 굉장하다”며 “직접 보시면 알게 될 것”이라고 미소 짓는다. 

관객과 성악가가 함께 어울리며 만드는 공연. 사진 / 김세원 기자
관객과 성악가가 함께 어울리며 만드는 공연. 사진 / 김세원 기자

양쪽 스피커를 기준으로 가운데 자리에 앉는 것이 가장 좋다. 돗자리를 가져와 데크 위에 자리를 잡은 사람도 보인다. 공연 시작 전 리허설부터 반응이 뜨겁다. 본 공연이 시작되자 제대로 남성 단원이 바람을 잡는다. 흥이 오른 관객들은 더 크게 호응하고, 성악가들도 마찬가지로 더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 레파토리도 무척 다양하다. 오페라부터 뮤지컬, 가요, 트로트까지 두루 섭렵해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인다. 마칠 시간이 되면 둘레길 가득 “앵콜”소리가 차오른다. 실내 공연장도 아닌 자연 속의 야외 공연장에서 관람하는 공연은 더 자유롭고 자연스러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길을 걷다 만난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그는 "매일 아침 이곳에서 조깅을 한다"고 말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길을 걷다 만난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그는 "매일 아침 이곳에서 조깅을 한다"고 말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좀 더 진하게 느껴보는 황톳길
황톳길을 걷다 만난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은 “가장 아름다운 곳은 좀 더 올라가야 볼 수 있다”며 공연장에서 10분 정도 더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 조 회장의 설명. 그는 “그곳에서 뒤를 돌면 S자 형태의 황톳길이 펼쳐진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행히도 공연장에 도착하기 전처럼 가파른 오르막 구간이 없어 계족산성으로 가는 데크길을 만나기 전까지는 아주 평온하게 걸을 수 있다. 차가운 황톳길과 짙은 녹음에 홀려 걷다가도 조 회장의 말이 떠올라 뒤를 돌아보자 굽이치는 길이 보인다. 

뒤 돌아보면 보이는 굽이치는 황톳길. 사진 / 김세원 기자
뒤 돌아보면 보이는 굽이치는 황톳길. 사진 / 김세원 기자
양손에 운동화를 들고 걷는 사람들. 사진 / 김세원 기자
양손에 운동화를 들고 걷는 사람들. 사진 / 김세원 기자

‘S’자 길에 감탄하기도 잠시, 중간에 설치된 조형물에서 사진도 찍으며 걷다보면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작은 가게가 나온다. 이곳에서 길을 따라 계속 쭉 가면 둘레길을 따라 이어진 황톳길이 이어진다. 가게 앞에 멈춰서 몸을 왼쪽으로 돌리면 계족산성으로 가는 데크길을 가리키는 푯말이 나온다. 그 옆쪽에 자리한 계단이 바로 계족산성으로 가는 지름길. 

황톳길 중간 계족산성으로 올라가는 데크길이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황톳길 중간 계족산성으로 올라가는 데크길이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계족산성에서 내려다 보이는 저수지. 사진 / 김세원 기자
계족산성에서 내려다 보이는 전경. 사진 / 김세원 기자

곳곳에 발 씻는 장소가 구비되어 있지만 이쪽에는 없기 때문에 맨발로 걷다가 계족산성에 가고 싶다면 발을 그냥 탈탈 털고 씻지 않은 채로 신발을 신어야 한다. 숨이 차오를 정도로 계속 이어지는 계단을 15분 정도 걸으면 돌들이 쌓여 거대한 규모를 완성한 계족산성이 나타난다. 살랑이는 봄바람과 발이 시원해지는 황톳길도 좋지만 높은 곳에 우뚝 서서 대전을 내려다보면 마음이 뻥 뚫린다.

에코힐링 축제, 계족산 맨발 축제의 맨발마라톤 사진. 사진제공 / 맥키스컴퍼니
에코힐링 축제, 계족산 맨발 축제의 맨발마라톤 사진. 사진제공 / 맥키스컴퍼니

좀 더 제대로 황톳길을 체험하고 싶다면 오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에코힐링의 대명사 ‘계족산 맨발축제’를 찾는 것도 좋다. 계족산 맨발걷기, 숲속문화체험 등 상설 행사를 시작으로 12일에는 사전 신청으로 진행되는 ‘계족산 맨발마라톤’이 열린다. 

축제가 열리는 이틀 동안에는 대전역과 행사장, 유성온천역과 행사장을 오가는 유료셔틀과 와동 SK회덕주유소에서 행사장, 탄약창에서 행사장까지 이어지는 무료셔틀도 운행되니 자차가 없더라도 부담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겠다. 

Info 계족산 맨발축제
기간 5월 11일~12일
주소 대전 대덕구 장동 485


Tip 뻔뻔한 클래식
4월부터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2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계족산 맨발축제, 맨발 숲속음악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맥키스오페라단장 정진옥


매년 4∼10월 토·일요일 오후 2시 반, 황톳길로 유명한 대전 대덕구 계족산 중턱에 있는

숲속 음악회장에 가면 1시간 만에 드레스를 8번이나 갈아입는 여성이 있다.

대전지역 소주업체 맥키스컴퍼니(회장 조웅래)에서 결성한 맥키스오페라단 정진옥 단장(사진)이다.

유학파 출신의 소프라노인 그는 나이(50세)에 걸맞지 않은 목소리를 자랑한다.

국내 유명 소주 모델 중 최고령이다.

그러면서도 2007년부터 시작된 숲속 무료 음악회인 ‘뻔뻔(funfun)한 클래식’을 단원 6명과 함께

10여 년째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이끌고 있다.

그가 최근 바쁜 이유는 11, 12일 계족산에서 열리는 맨발축제 때문.

세계 유일의 맨발축제 명성이 높아지면서 올해에도 수만 명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돼

무대에 오르는 그의 마음은 평소와 사뭇 다르다.

“숲속을 맨발로 걷고 뛴다는 것,

그리고 숲속에서 공연을 듣는다는 것,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힐링 프로그램이죠.”

정 단장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주기 위해 단원들과 함께 밤늦게까지 연습하면서도

손쉽게 옷 갈아입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장미꽃을 선사하기 위해 몸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