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계산(대궐터산,877m,상주)
다친 옆구리가 못내 신경 쓰인다.
2주가 다 되어가지만 좀체 차도가 없고,그렇다고 환자입네 하기에는 또 아닌 것 같고...
모든 운동을 쉬고 있자니 안달이 나기도 한다.
처음가는 산행지이니 설레임 반 호기심 반으로 산을 찾아 집을 나선다.
산의 보고인 상주로선 거의 방치해 둔 산이겠지만 그만큼 사람의 발떼가 덜 묻은 청정지역 이겠거니...
아니나 다를까 그 흔한 이정표 하나 없고 정상석은 몰라도 표지판 하나 없다.
내 버린(?) 이산을 다른 지자체에서 가져가서 나름대로 개발하면 멋진 산이 되겠는데...(이정표,정상석,밧줄,안전시설 등등)
산행기점인 갈령(葛嶺,433m)은 작약지맥(芍藥枝脈)의 첫구간이 시작되는 지점이다.(형제봉 방향 대간 갈림길에서...)
대궐터산은 청계산(淸溪山,877m)이란 이름이 있지만 후백제(900~936)의 견훤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견훤이 이산에 성을 쌓고 대궐을 지었대서 상주의 역사지인 성산(城山)지에는 그렇게 부른다고 하고 또한 산이 두루뭉실하다고 두루봉이라 하기도 한다.
이러한 곳에 성을 쌓고 대궐을 지었으니 불과 삼십여 년 만에 고려의 왕건으로부터 멸망을 면치 못했을 것.
추측컨대 아마도 고려의 침공으로부터 피난을 왔을 것이다.
산릉에서 바라보는 속리산 마루금이 장쾌하다.
날머리인 청계(淸溪)마을은 이름대로 계곡이 볼 만하다.
산행일시: 2011년 7월 19일(화)
산행코스: 갈령-도장산 갈림길-청계산-투구봉-대궐터산(삼각점)-극락정사 주차장-문수암터 견훤제각-당나무 석탑(4시간 10분)
칡이 많았나?
갈령이 해발 433m이니...
갈령 표지석 뒤로는 속리산 형제봉(대간길)가는 길.
맞은 편으로 청계산 가는길이 열려있다.
모든길이 우복동천(牛腹洞川)이라고 되어 있는데,소의 뱃속에 들어가는 것처럼 편안하다고 그렇단다.
들머리에 왠 입산통제가 붙어있다.
속리산 국립공원 에리어에서 벗어나 있는데 나름대로 짐작컨데 버섯 재배지역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재빨리 입산을 서두른다.
뒤 돌아보니 좌측으로 삼형제봉과 우측 끄트머리에 형제봉이 보인다.
더 멀리 머리만 내밀고 있는 충북알프스의 산군들.
속리산 마루금이 보이기 시작하고(좌측 둥그스럼한 봉우리가 천황봉) 사진의 우측 젖꼭지처럼 뾰족한 봉우리는 속리산 동릉의 사모봉 같다.
20여 분 만에 도장산 갈림길에 올라선다.
이 표지판 바로뒤의 말똥 만한 봉우리에 도장산 길이 열려있다.
도장산 갈림길.
속리산 마루금을 바라본다.
올라선 전망이 좋은 전망대에서 청계산을 바라본다.
아무런 표식이 없다.
대궐터산 표지목이 있을 건데...
다른 일행들은 대궐터산이란 정상목이 썩어서 산 아래에 나 뒹굴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작약지맥은 여기가 갈림길이다.
진행하면서 진행방향으로 투구봉을 잡아본다.
좀 더 가까이 다가선 투구봉.
산길은 온통 우회하고 에두르며 능선을 이어간다.
투구봉은 좌측으로 우회하여 뒤에서 오르게 된다.
다소 위험한 바위를 올라서야만 사방이 트이는 투구봉을 만난다.(역시 아무런 표식이 없다.)
투구봉에서 돌아본 청계산의 모습.
대궐터산(746m)이 가까이 와 있다.
오른쪽 쌍봉은 대간상의 봉황산?
투구봉 정상에서 청계산을...
허물어진 성터를 길로 삼고 걷는다.
대궐의 흔적은 토기 파편 한점을 발견한 것이 고작이다.
이 품위있는 소나무가 있는 봉우리가 대궐터산 일 것.
봉우리 옆 숲속에 삼각점만 댕그러니 있다.
대궐터산에선 우회로와 직능의 두 길이 있다.
나는 직능으로 길을 잡는다.
말이 직능이지 에두르는 길은 계속되고...(에두르며 올려다 본 암릉.)
이후 좌측으로 견고한 철조망을 따라 간다.
사유지인가?
무슨 귀한 무엇이 있어 저토록 높다랗게 쳐 놨을까?(추측컨데 암자측에서 했을 것.)
도중에 만난 비박굴.
극락정사 진입로에 내려섰다.
돌아본 우리가 내려온 길.(나무 표지판)
개념도상의 주차장이다.
일행의 뒤로는 차가 올라오는 극락정사 표석이 있는 길(49번 도로)로 내려 가는 길.
청계사 방향은 주차장 저 끄트머리의 임도이다.
2~3분 내려오니 청계사 방향 등산로라 표시 되어있다.
그길로 내려서니 산길은 끊어졌다 이어지고...
계곡을 따라 내려온다는 생각으로 길을 잇는다.
20여 분만에 작은 계류를 건너 문수암터에 내려선다.
뭘 캔 흔적인양 굴이 두개가 보인다.
가까이서 보니 자리도 깔려있고...
잘 지은 황토집을 나온다.
이 황토집 마당으로 나왔다.
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오른쪽에 후백제견훤왕조란 제당이 있다.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보니 작은 위폐가 모셔져 있다.
석탑 두개가 있는 느티나무 쉼터다.
한팀이 산행 뒷풀이를 할 수있고,계곡이 있어 씻기도 좋은 맞춤 뒷풀이 장소다.
느티나무가 기이하게 생겨 렌즈를 갖다 댄다.
각기 다른 나무의 가지가 이렇게 붙었다면 연리목(連理木)일텐데 한나무의 가지가 이렇게 서로 붙었으니...
나무 이파리의 크기가 너무 달라 다른나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직 이렇게 미답의 산행로가 남아있는 것도 귀하다.
그것도 여러곳의 산행지에 안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꾼들의 발길이 뜸한만큼 산길은 대체로 거칠다.
최소한의 이정표나 정상석 그리고 밧줄정도라도 상주시에서 설치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